[현장] "AI, 먼저 시작해야"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 '2026 인사이트 포럼'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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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고양이가 햄버거를 먹는 모습을 구현주세요"

짧은 문장이 입력되자 화면에 결과물이 떴다. 두툼한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는 고양이 이미지였다.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졌고, 휴대전화를 들어 화면을 찍는 참석자도 적지 않았다.



지난 12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 '2026 인사이트 포럼'은 이런 분위기였다. AI를 거창하게 설명하기보다, 컨택센터를 비롯한 실제 업무 현장에서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를 직접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문서 요약, 이미지 생성, 음악 제작, 코딩, 고객응대 자동화까지 발표와 시연이 이어졌다.

행사 주제는 'Own The AI Shift'였다.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는 AI 전환을 남의 일처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직접 책임지고 조직 안에 안착시켜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아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이제 AI는 가능성을 논하는 기술이 아니라 일과 일상의 흐름 속에서 움직이는 핵심 축이 되고 있다"며 "오늘 포럼은 AI와 사람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했다.

이 대표 발표 뒤에는 'AI와 함께하는 30대 직장인의 하루'를 그린 영상이 상영됐다. 건강 상태 확인, 회의 준비, 업무 보조, 배달 주문, 수면 관리까지 AI가 일상에 자연스럽게 들어온 모습이었다. 다소 연출된 영상이었지만, AI를 먼 미래 기술이 아니라 당장 업무와 생활에 붙일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등장한 AI 캐릭터 '일레이나'는 AGI 시대의 핵심으로 '질문하는 능력'을 꼽았다. 단순한 명령보다 목적과 맥락을 담아 지시하는 것이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도 "이제 인간은 직접 수행하는 존재에서 방향을 설계하는 존재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반응이 가장 크게 나온 건 체험형 시연이었다. 김재만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 AI전략본부 과장은 구글 노트북LM을 활용해 긴 문서를 요약하고, 상품 URL만으로 마케팅 영상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줬다. 상담사 교육 자료를 자동으로 구성하는 시연도 이어졌다. 복잡한 보고서나 자료를 짧은 시간 안에 다시 가공하는 장면에 객석은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이미지 생성 세션은 더 직관적이었다. 참석자들은 QR코드로 접속해 직접 이미지를 만들고 제출했다. 강아지와 로봇청소기를 결합한 광고 이미지, 로봇이 고양이를 돌보는 장면, 사무실에서 일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같은 결과물이 쏟아졌다. 김재만 과장은 "광고 이미지나 제품 소개에도 바로 응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가벼운 웃음을 자아낸 장면도 있었다. 이른바 '직장인 핑계 생성기' 시연이다. 지각, 회식 불참, 업무 지연 같은 상황을 고르면 AI가 그럴듯한 문장을 만들어주는 구조였다. 다소 장난스러운 예시였지만, 메시지는 명확했다. 복잡한 개발 지식이 없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앱의 초안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포럼에서 가장 직설적인 발언은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강연에서 나왔다. 그는 "AI 때문에 회사가 망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가 AI를 더 빨리 활용하는 순간 뒤처질 수 있다"며 "2026년 상반기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시작한 곳이 결국 유리해질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특히 기업 경쟁력 관점에서 AI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은 오랜 시간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왔다. 반면 서비스·영업·교육·코딩 같은 비제조업은 지적 노동의 한계 때문에 생산성 개선이 더뎠다는 것이다. 그는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가 이제 그 한계를 건드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진행된 실무 세션은 더 현실적이었다.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 △지유빈 개발기획본부 주임 (HR·IT) △김희식 EC/BX본부 과장 (생산·마케팅) △강민지 CX Sales 대리(CS) 순으로 각 실무진들이 실제 근무 현장에서 AI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소개했다.

HR 분야에서는 채용이 단순히 사람을 뽑는 절차를 넘어 평가와 성장까지 이어지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회사는 AI를 활용해 서류 검토 단계의 편차를 줄이고, 판단의 기준을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고 봤다.

IT 분야에서는 개발자의 역할 변화가 화두였다. 예전처럼 코드를 얼마나 빨리 짜느냐보다, 무엇을 만들 것인지 정의하고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생산과 마케팅 분야에서는 로봇과 데이터 활용 사례가 이어졌다. 물류 자동화, 반품 검수, 고객 반응 분석, 광고 제작 등 실무 접점이 소개됐다. 김희식 과장은 "AI는 단순한 제작 도구를 넘어, 고객 반응과 운영 데이터를 함께 움직이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CS 분야 발표도 눈길을 끌었다. 강민지 대리는 과거 룰베이스 챗봇이 "이해하지 못했습니다"를 반복하던 시절과 달리, 지금은 LLM 기반 시스템이 상담 내용을 요약하고 답변을 추천하는 수준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셰어링 플랫폼 '트루카' 사례를 들며, 상담 후처리 시간을 줄이고 응대 효율을 높였다고 소개했다.



포럼 후반부에는 VOC 분석 솔루션도 공개됐다. SNS·커뮤니티 기반 외부 데이터 분석과 고객센터 상담 데이터 분석을 함께 묶어 고객 반응을 보다 입체적으로 읽어내는 방식이다. 단순히 긍정·부정을 세는 수준을 넘어, 왜 그런 반응이 나왔는지를 문맥 단위로 살핀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전체적으로 이날 포럼은 AI의 미래를 예언하는 자리가 아니라 "그래서 현장에서 뭘 할 수 있느냐"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추상적인 구호보다 시연 장면에서 반응이 더 컸고, 참석자들 역시 기술 자체보다 활용법에 더 관심을 보였다.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가 이날 내놓은 메시지도 단순했다. AI는 일부 부서만 쓰는 실험 도구가 아니라, 채용·개발·생산·마케팅·고객응대 전반에 스며드는 실무 도구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얼마나 멋지게 말하느냐보다, 실제 현장에 얼마나 빨리 붙이느냐에 있다는 얘기다.

이날 포럼은 그 점을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줬다. 설명보다 화면이 빨랐고, 구호보다 시연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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