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개혁 말뿐인가…권력, 손댈 수 있을까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정부 특별 감사로 비위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자 농협중앙회가 경영 개혁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중앙 권력 집중과 인사 논란, 그리고 광주·전남 지역 농협에서 반복되는 비리와 경영 갈등까지 구조적 문제가 여전해 실질적 변화가 가능할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최근까지 마련해 온 경영 개혁안을 이번 주 발표할 계획이다. 중앙회가 올해 초 건전성 회복과 윤리 경영 강화를 위해 구성한 '신뢰 회복 태스크포스(TF)'가 개혁안 마련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신뢰 회복 TF는 지난 10일 회의를 통해 건전성 강화와 윤리 경영 체계 구축을 핵심으로 한 개혁안 수립을 거의 마친 상태다. 최근 정부가 농협에 대한 특별 감사를 진행하며 다수의 비위 정황을 확인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자 중앙회도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농협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는 단순한 개혁안 발표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대표적인 문제는 권력의 중앙 집중 구조다. 농협중앙회는 인사와 사업 방향, 예산까지 광범위한 권한을 쥐고 있다. 이 때문에 협동조합의 기본 원리인 조합원 중심 운영이 약화되고 중앙 권력 중심 조직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인사 문제는 여러 차례 논란을 낳았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상무급 간부 22명 가운데 18명이 회장 선거 캠프 출신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며 '보은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중앙 권력이 조직 인사를 좌우하는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사례다.

경영진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도 반복되고 있다. 국회에서는 농협 회장이 홍삼 선물세트 상자에 담긴 현금 2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과 특정 업체에 대한 수의계약 특혜 의혹이 제기되며 농협 사업의 투명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농협의 금융 편중 구조 역시 대표적인 문제다. 농협 수익의 상당 부분이 금융 부문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임직원 억대 연봉자가 10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 조직을 표방하지만 실제 운영은 금융회사에 가까운 구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문제는 광주·전남 지역 농협에서도 고질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지역 농협에서는 조합장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인사 갈등과 내부 분쟁, 경영 투명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부 농협에서는 조합장 선거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간 이어지며 조직이 분열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한 특정 인맥 중심의 승진 구조와 장기 재임 체제가 굳어지면서 '지역 농협 사유화' 논란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조합원 참여와 견제 장치가 약하다 보니 지역 농협이 지역 공동체 조직이 아니라 폐쇄적 권력 구조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혁안의 성패가 권력 구조 개편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 단순한 윤리 규정 강화나 내부 통제 확대만으로는 농협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앙회의 인사 권한을 분산하고 지역 농협의 자율성과 책임을 확대하는 거버넌스 개편, 금융 수익을 농업 지원에 재투자하는 협동조합 본연 기능 회복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은 단순한 금융기관이 아니라 농민 공동체의 핵심 조직이다. 이번 개혁안이 보여주기식 처방에 그칠지, 아니면 농협 구조를 바꾸는 실질적 개혁의 출발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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