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소비재·유통 전면에…새 ‘유통 플레이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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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흥국생명빌딩 서울 본사 사옥. /태광그룹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태광그룹이 애경산업과 동성제약 인수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편하는 한편, 2대 주주로 있는 롯데홈쇼핑 경영진을 강하게 압박하며 유통업계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이달 말 애경산업 지분 63%를 인수하며 경영권 확보를 마무리한다. 당초 약 4700억원 규모였던 인수가는 최근 ‘2080 치약’ 리콜 사태 등 영향으로 225억원이 낮아진 4475억원으로 조정됐다.

태광은 이번 인수로 기존 화학·섬유 중심의 기업간거래(B2B)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화장품과 생활용품, 유통 채널까지 B2C로 영역을 넓히게 된다.

이번 인수의 핵심은 ‘수직계열화’다. 태광의 화학 원료 공급 역량과 애경산업이 보유한 AGE20's, 루나, 케라시스, 2080 등 생활용품·화장품 제조 기술 및 유통망이 결합되면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태광은 이번 주주총총에서 전략·기획 전문가인 이부의 사업총괄 전무를 신임 대표로 선임, 애경산업 인수를 비롯한 브랜드 리빌딩과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동성제약 인수도 추진했다. 태광그룹은 연합자산관리(유암코), IBK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성제약 인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약 1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정로환’, ‘세븐에이트’ 등 인지도 높은 일반의약품(OTC) 브랜드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태광이 애경산업의 유통 인프라에 동성제약의 헬스케어 자산을 더해 뷰티와 건강기능식품을 아우르는 종합 소비재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태광그룹

태광그룹은 계열사를 포함해 롯데홈쇼핑 지분 약 45%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최근 경영 현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과거처럼 배당 수익에만 머물기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며 유통 채널 전반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태광 측은 롯데홈쇼핑이 롯데쇼핑 등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 거래를 통해 부당한 지원을 했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롯데쇼핑이 중간 유통 단계에 참여해 수수료를 받는 구조가 장기간 유지되면서 납품업체 부담이 커졌다는 주장이다.

롯데홈쇼핑은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입점 상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일반적인 유통 구조”라며 “대주주와의 거래 역시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태광은 주총에서 김재겸 대표 재선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으며, 상법상 규정을 근거로 해임 청구 소송까지 검토하며 롯데 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유통‧IB업계에서는 태광그룹이 석유화학 업황 부진을 딛고 현금 창출력이 높은 소비재와 의약품 등 유통 채널을 강화하며 그룹 전체의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지난 20여년간 정체되었던 그룹의 활력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총수가 돌아온 시점에 맞물려 지난해 10월 애경산업 매수 본계약, 지난 1월 동성제약 인수 같은 ‘수천억원대 빅딜’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태광그룹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현재 태광산업 비상근 경영 고문과 세화예술문화재단 및 일주세화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경영에 복귀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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