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접은 플랫폼, 책임은 남았다”…노란봉투법이 흔든 IT 고용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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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테크인 고용불안 규탄, 실질 사용자 카카오의 책임 촉구 기자회견. /크루유니언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직후 IT(정보기술) 업계에서도 자회사 고용 갈등이 터졌다. 카카오 자회사 노동자들이 모회사 카카오를 상대로 고용 불안의 책임을 요구하면서 서비스 단위로 조직을 만들어 대응해 온 플랫폼 기업의 인력 운영 형태가 노사 쟁점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13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동조합은 전날 경기 성남 판교 카카오 아지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회사 디케이테크인의 고용 불안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IT 업계에서 원청 책임을 직접 제기한 첫 사례다.

갈등의 출발점은 카카오와 디케이테크인 간 QA(서비스 품질 검증) 업무 계약 종료다. 노조는 디케이테크인이 카카오 100% 자회사이고, 소속 노동자들이 10년 이상 카카오 서비스 품질 관리 업무를 맡아왔는데도 계약 종료 이후 별도 고용 안정 대책 없이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규모는 4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특히 이번 사안을 노란봉투법 취지와 연결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개정된 노조법은 하청·자회사 노동자라도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을 사용자로 인정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힌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실질적 사용자에 해당하는 카카오가 교섭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 판단과 사용자 책임의 경계가 새롭게 문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카카오 측은 사용자성 판단에 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디케이테크인 고용불안 규탄, 실질 사용자 카카오의 책임 촉구 기자회견. /크루유니언

이번 갈등이 주목받는 이유는 IT 산업 구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플랫폼 기업은 서비스 개발·운영·QA·콘텐츠 관리 같은 업무를 자회사나 별도 법인, 협력사 형태로 나누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서비스 종료나 사업 구조 개편이 발생할 경우 고용 문제가 곧바로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플랫폼 업계에서는 자회사와 계열사를 둘러싼 고용 갈등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서비스 구조 개편, 사업 정리, 프로젝트 종료 과정에서 인력 재배치나 조직 축소가 이어지면서 노사 갈등의 불씨가 이어져 왔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이런 구조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노동계는 자회사 노동자의 고용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모회사에 교섭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기업들은 경영 판단과 고용 책임을 동일하게 볼 경우 사업 구조 조정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특히 플랫폼 산업은 기술 변화와 서비스 경쟁이 빠르게 진행되는 분야다. 서비스 단위로 조직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경우가 잦아 사업 구조 변화가 고용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IT 업계에서 원청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은 개발·운영·QA 등 핵심 업무가 자회사와 외주 조직으로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이런 구조가 노사 갈등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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