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생시대, 다자녀 아빠로 살기(66)] 참 고마운 자연휴양림

시사위크
국립 자연휴양림은 다자녀 가정을 위한 우선예약 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 권정두 기자
국립 자연휴양림은 다자녀 가정을 위한 우선예약 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 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저희는 가족 여행을 갈 때 자연휴양림을 애용하곤 합니다. 아마 잘 알고 있는 분도 있겠지만, 어렴풋이 명칭 정도만 들어봤거나 생소한 분도 적지 않을 텐데요. ‘국민의 정서함양·보건휴양 및 산림교육 등을 위해 조성한 산림(휴양시설과 그 토지를 포함)’을 의미하는 자연휴양림은 현재 국립·공립·민간 차원에서 전국에 약 180여곳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각 자연휴양림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야영장과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고 트래킹 및 등산만 즐길 수도 있죠. 

저희가 자연휴양림을 애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다자녀 5인 가족으로서 마주하게 되는 고충을 덜어주는 점이 많기 때문인데요. 

앞서 [초저출생시대, 다자녀 아빠로 살기(64)] 5인가족의 이런저런 고충들 편에서 다뤘듯, 5인 가족이 된 이후 여행갈 때 숙소 정하는 일이 꽤나 까다롭게 됐습니다. 숙박시설의 기준인원 및 최대인원이 4인으로 제한되는 곳이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호텔은 애초에 특별한 객실이나 2개의 객실이 아니고서는 불편함이 커 일찌감치 선택지에서 제외되고, 펜션의 경우엔 문의를 하거나 양해를 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비용 부담도 클 수밖에 없고요.

저희끼리만 해도 이런데 부모님을 모시고 3대가 함께, 혹은 지인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려고 하면 더더욱 어렵기만 합니다. 적합한 숙소를 찾는 데에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죠. 그렇게 해서라도 찾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아 포기하거나 여행지를 바꾸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자연휴양림은 울창한 숲 등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권정두 기자
자연휴양림은 울창한 숲 등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권정두 기자

반면, 자연휴양림은 인원 제한부터 아이들에게 너그럽습니다. 국립 자연휴양림의 경우 입실일 기준 만 7세부터 인원에 포함되고, 만 6세 이하는 2인까지 정원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둘째와 셋째가 만 6세 이하인 저희도 정원이 4인인 객실은 물론, 3인인 객실까지도 이용 가능한 겁니다. 

여기에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이용요금이 기본적으로 저렴한 편일 뿐 아니라, 다자녀 가정의 경우 할인혜택도 누릴 수 있죠. 국립 자연휴양림의 경우 평일 30%, 주말 10%의 할인혜택이 공통적으로 제공됩니다. 공립 자연휴양림도 다자녀 가정에 대한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곳이 꽤 많습니다. 해당 지역주민과 평일만 대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요.

자연휴양림은 비용 부담이 덜하는 등의 장점이 있을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줄 수 있는 곳입니다. /권정두 기자
자연휴양림은 비용 부담이 덜하는 등의 장점이 있을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줄 수 있는 곳입니다. /권정두 기자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이자 고마운 점은 다자녀 가정을 위한 우선 예약 추첨제가 운영되고 있다는 겁니다. 국립 및 공립 자연휴양림은 장애인, 노인, 지역주민 등을 위해 별도의 우선예약 제도를 운영 중인데, 다자녀 가정도 배려 대상에 포함돼있죠. 국립 자연휴양림 40여곳에 야영장과 객실 40여개가 다자녀 가정 우선예약용으로 배정돼있답니다. 매월 초 정해진 기간에 원하는 날짜와 시설을 선택해 신청할 수 있고, 신청자가 복수인 경우 추첨으로 선정하게 됩니다. 신청이 없는 날짜는 이후 일반예약을 받게 되고요.

물론 자연휴양림도 단점이 있고,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합니다. 다소 노후한 시설이 있기도 하고, 자연 속에 있다 보니 아무래도 벌레가 많을 수 있죠. 티비가 없거나 채널이 적고, 심지어 핸드폰과 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편의점 같은 편의시설도 기대하기 어렵고요.

하지만 자연휴양림만이 지니고 있는 특별함이 매력적인 장점이기도 합니다. 울창한 숲에서 등 자연을 만끽할 수 있고, 곤충채집 등 아이들에게 도시에서 접하기 어려운 경험을 안겨줄 수 있죠. 

또 대다수 자연휴양림은 숲 해설 및 숲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특히 아이들만을 대상으로 하거나 특정 계절 및 주제에 초점을 맞춘 알찬 프로그램들이 많습니다. 집주변 놀이터와는 다른 숲놀이터와 나무 등으로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목재문화체험장이 마련돼 있기도 하죠. 계곡이나 물놀이장이 있는 곳은 여름에 찾기 더할 나위 없이 좋고요.

그동안 몇몇 자연휴양림을 다니며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는 건 서울 근교 경기도권에 있는 한 자연휴양림입니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는 지인 가족과 함께 방문하면서 숲 체험 프로그램도 신청했는데요. 새 전문가이신 숲 체험 프로그램 담당 선생님이 주변 숲에 사는 새들을 길들여 두시곤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주셨답니다. 숲 속에서 아이들이 손 위에 잣을 올려놓고 있으니 어디선가 몇 마리의 곤줄박이 새가 날아와 먹이를 물어갔죠. 시간이 조금 더 지나 익숙해지자 새들이 아이들 손과 어깨에 앉거나 입에 물고 있는 잣을 물고가기도 하는 등 다른 곳에서는 하기 힘든 경험을 했답니다. 인상 깊은 경험이었는지 지금도 아이들이 두고두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렇듯 자연휴양림은 다자녀 가정인 저희에게 여러모로 너무 고마운 존재인데요. 작은 바람이 있다면 다자녀 우선예약용으로 배정된 시설을 조금 더 늘렸으면 하는 겁니다. 다자녀 가정이 겪는 여행의 어려움과 자연휴양림이 아이들에게 주는 특별한 경험을 고려하면, 그 효용성이 무척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올 여름엔 계곡이 좋은 자연휴양림 당첨에 성공해 아이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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