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의 후임 이사장 인선 절차가 마무리됐다. 차기 이사장에는 경제 관료 출신인 강승준 전 서울과학기술대 대외국제부총장이 내정됐다. 이로써 후임 인선 지연에 따른 리더십 공백은 메워졌다. 다만 관료 출신 임명 관행이 반복돼 관피아 구설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 기재부 출신 신임 이사장 임명… 내부 출신은 이번에도 불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1일 25대 신보 이사장으로 강승준 전 부총장을 임명 제청했다. 신보 이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 추천을 받아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이로써 신보는 기존 이사장의 임기 만료 후 7개월 만에 후임자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최원목 신보 이사장은 지난해 8월 임기가 만료됐으나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줄곧 직을 지켜왔다.
신임 이사장으로 낙점된 강 내정자는 최 이사장과 마찬가지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강 내정자는 1991년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사회에 입문해 공직 생활 대부분을 예산·재정 분야에서 몸담았다. 그는 기획재정부 예산총괄과 과장, 공공정책국장, 재정관리국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지원단장, 재정관리관 등을 지냈다. 재정관리관은 기재부 내 차관보급 직위다.
이후 2021년 9월부터 2024년 9월까지 한국은행 감사를 역임한 후 서울과학기술대로 자리를 옮겼다. 교수로 있으면서 창업지원단장,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운영위원 등을 맡기도 했다.
신보 이사장직은 외부 출신이 임명되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21명의 역대 이사장 중 내부 출신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주로 기재부 및 금융위 출신 관료, 정치권 인사들이 이사장으로 발탁됐다. 특히 기재부 출신들이 강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신보 이사장이 임명될 때마다 이른바 ‘모피아(옛 재무부+마피아 합성어)’ 구설이 잇따랐다.
다만 이번 인선 과정에선 그간의 인사 관행이 깨질 수 있다는 기대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후 내부 출신 기관장 임명 사례가 속속 나왔기 때문이다.
◇ 취임 초기 노조 반발 부담될 듯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 박상진 회장이 취임하면서 창립 이래 최초로 내부 출신을 수장으로 맞이했다. 수출입은행은 2회 연속으로 내부 출신 행장이 탄생했다. 기업은행도 지난 1월 장민영 행장 체제를 맞이하면서 내부 출신 임명 기조가 더욱 뚜렷해졌다. 장민영 행장은 역대 여섯 번째 내부 출신 행장이다.
신보 노조는 관료 출신 이사장 임명 관행을 비판하며 검증된 리더를 선임할 것을 압박하기도 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도 힘을 보탰다. 금융노조는 지난 2월 5일 성명서를 통해 “신보는 기재부의 자회사도, 관료 집단의 경력 관리용 기관도 아니”라며 “기관의 수장을 외부 관료 출신 인사에게 맡겨온 관행은 시대착오적일 뿐 아니라 신보의 미래 경쟁력을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리더는 자리를 거쳐 가는 관료가 아니라, 신보의 역사와 업무, 조직 문화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현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 목표인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을 추진할 수 있는 검증된 신보 출신 리더”라며 “만약 또다시 신보를 관료 집단의 경력 관리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선택이 강행된다면, 금융노조 차원에서 출근 저지 투쟁은 물론 낙하산 인사 철회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 같은 노조의 압박에도 관료 출신 임명 기조는 유지된 모습이다. 관피아 구설로 인해 강 내정자는 취임 초기부터 무거운 발걸음을 뗄 것으로 예상된다. 어수선한 내부 조직을 다잡고 구설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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