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작년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5시즌 기준, 투수 최다등판 탑10에 KIA 타이거즈 선수는 74경기의 전상현이 유일했다. 탑20으로 범위를 넓혀도 72경기의 조상우가 14위에 올랐다. 단, 소화 이닝을 보면 걱정이 되는 수준이다. 74경기의 전상현은 70이닝을 소화했다.

작년에 전상현과 함께 리그에서 70경기 및 70이닝을 동시에 돌파한 투수는 노경은, 이로운(이상 SSG 랜더스), 김진성(LG 트윈스), 김진호, 전사민(이상 NC 다이노스), 정철원(롯데 자이언츠) 등 7명밖에 안 됐다. 누가 보더라도 이들은 작년에 무리했다.
KIA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이를 나름대로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전상현과 조상우에 이어 정해영, 최지민, 이준영은 5~60경기 이상 나갔다. 정해영은 70-70을 돌파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경기당 1이닝이 넘어갔다.
부상 위험, 구위 저하 조짐은 이미 작년에도 있었다. 이들은 근래 수년간 주축 불펜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뉴 페이스는 성영탁 한 명이 전부였다. KIA는 현실적으로 접근했다. 작년 8위 추락의 주요 원인이 치하위권의 세부지표를 남긴 불펜이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물량공세’를 다짐했다.
FA 시장에서 김범수, 방출자 시장에서 홍건희, 2차 드래프트서 이태양, FA 보상선수로 홍민규를 각각 영입했다. 6월에는 장현식 보상선수 강효종도 온다. 여기에 곽도규가 재활을 마치고 시즌 초반 돌아온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작년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시훈과 한재승, 오랫동안 키워온 김기훈, 기대주 이도현 등 불펜에서 쓸만한 선수를 최대한 영입하고 육성하기로 했다.
김도현의 팔꿈치가 아직도 정상이 아니지만 황동하가 풀타임을 준비한다. 김태형도 올해는 5선발 혹은 롱릴리프를 맡을 수 있다. 지난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KIA 경기를 SOOP를 통해 중계하던 KBS N 스포츠 장성호 해설위원은 올해 KIA가 전원 필승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불펜 물량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잘 풀릴 경우 전원 필승조는 물론이고, 잘 하는 선수가 1군에도 못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단, 이범호 감독은 전원 필승조라는 말보다, 장기레이스에 초점을 맞추고 관리에 집중하려고 한다. 1년 내내 같은 필승조 공식을 유지할 필요도 없다. 이들을 1~2군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컨디션 좋은 선수들 위주로 계속 돌려쓰려고 구상한다.
이범호 감독에게 지난 8일 인천공항에서 이런 얘기를 꺼내자 “뭐 그렇긴 한데, 올 시즌은 좀 작년의 교훈을 삼아야 된다고 생각한 게 있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필승조가, 이기는 게임에 나가는 게 필승조지만 좀 많은 경기를 나갔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1~2경기가 굉장히 중요하지만, 기존의 선수들과 새로운 친구들의 컨디션이 좋아지면 조금씩 휴식을 주면서 돌려서, 이닝을 비슷하게 만들어서 갈 수 있으면 그게 구위 유지에는 제일 좋다”라고 했다.
단순히 전원 필승조를 넘어 1~2군의 활발한 이동으로 시즌 내내 ‘싱싱한’ 불펜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KIA는 이를 위해 지난 겨울부터 치밀하게 움직였다. 이범호 감독은 “불펜 투수들을 작년보다 10이닝 정도만 빼줘도…구위가 엄청 좋아질 것이다. 쉬게 할 때 쉬게 하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론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이 구상이 실전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불펜 투수가 그렇다고 너무 쉬어도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다는 게 상식이다. 시즌 도중 힘이 빠진 투수가 2군에서 쉬고 돌아와서 다시 1군에서 힘을 냈던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KIA의 불펜 관리는 그야말로 새로운 시도다. 올 시즌 성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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