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충전' 기술 경쟁…채비, 'RD 센터' 가동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충전 인프라 경쟁의 초점도 바뀌고 있다. 단순히 충전기를 설치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충전 기술 자체의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쟁이 이동하는 흐름이다. 특히 대용량 전력을 짧은 시간에 공급하는 초급속 충전 기술은 전기차 보급 확대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전기차 급속 충전 인프라 운영 사업자(CPO) 가운데 규모 면에서 선두권에 있는 채비(CHAEVI)가 대규모 연구개발(R&D) 거점을 구축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채비는 대구 알파시티에 연면적 6942㎡ 규모의 R&D 센터를 완공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충전기 설계부터 시험·검증, 인증 대응까지 개발 과정을 한 공간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통합형 연구 시설이다.

전기차 충전 산업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s)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17% 이상 성장해 6937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증가세가 가파르다.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전기차 판매량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 역시 2030년까지 전기차 420만대 보급을 목표로 제시하며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충전 인프라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차량판매가 늘어날수록 충전시간 단축과 인프라 안정성이 시장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완성차업체들이 차량 배터리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사이, 충전사업자들은 충전 속도와 시스템 효율을 높이는 기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채비가 구축한 R&D 센터 역시 이런 경쟁 구도 속에서 마련된 시설이다. 연구소에는 EV 시뮬레이터와 전력회생 장치, 대형 환경 챔버 등 시험 장비가 갖춰졌다. 

가상의 차량 환경을 구현해 다양한 전기차와 충전기 간 상호 작동을 검증할 수 있고, 극한 온도 조건에서도 장비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구조다. 충전기를 실제 현장에 설치하기 전 다양한 환경을 가정한 검증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EV 시뮬레이터는 세계 각국의 전기차를 가상 환경에서 구현해 충전기의 작동 상태를 확인하는 장비다. 개발 초기 단계에서 충전 성능과 안전성을 정량적으로 검증할 수 있고, 화재 등 위험 상황까지 재현할 수 있다. 

전력회생 장치는 시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을 다시 회수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대형 환경 챔버는 영하 30도에서 영상 80도까지의 기후 조건을 구현해 혹서·혹한 환경에서 충전기 성능을 검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채비가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초급속 충전 기술 경쟁이 있다. 전기차 충전 산업은 최근 MCS(Megawatt Charging System)을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기존 급속 충전보다 훨씬 높은 전력을 공급해 충전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채비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5분 충전' 수준의 초급속 충전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기술은 단순한 충전 속도 경쟁을 넘어 전기차 사용 환경 자체를 바꾸는 요소로 평가된다. 충전시간이 짧아질수록 전기차 이용 편의성이 높아지고 상용차나 장거리 운행 차량에서도 전기차 활용 범위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채비는 현재 'AI 기반 고효율 MCS·초급속 충전 시스템 개발 및 실증' 국책과제의 주관 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13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초급속 충전 기술의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 목표다. 채비가 개발한 MCS 기반 충전 기술은 CES 2026 혁신상에서 차량 기술과 인공지능 부문을 동시에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R&D 센터는 향후 MCS 기술 상용화를 위한 시험 거점 역할도 맡게 된다. 동시에 차량과 전력망을 연결하는 V2G(Vehicle-to-Grid) 기술 실증도 진행된다. 전기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전력 저장 장치로 활용하는 개념으로,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시스템과도 연계되는 기술이다.

충전 인프라 사업자들의 경쟁 구도도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충전기 설치와 운영 중심이던 기존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기술 개발과 에너지 플랫폼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채비 역시 충전 인프라 사업을 기반으로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채비는 현재 코스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공모 규모는 1230억~1530억원 수준이며,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을 거쳐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 가운데 상장 사례가 많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산업이 성장할수록 충전 기술의 중요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충전 속도와 안정성을 둘러싼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충전사업자들이 단순 인프라 운영을 넘어 기술 개발과 에너지 플랫폼 영역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흐름도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채비의 이번 연구개발 거점 구축 역시 이러한 산업 변화 속에서 마련된 전략적 투자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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