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승계 한창인 패션업계, 영원무역 사법 리스크에 ‘촉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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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학 영원무역홀딩스 회장(왼쪽)과 차녀 성래은 부회장. /영원무역홀딩스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2세 승계가 한창인 패션업계가 영원무역 사법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 누락 혐의로 고발 당하자, 마찬가지로 승계가 진행 중인 패션 기업 휠라, 한세, 형지, 세정, F&F, LF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 가운데서도 비상장 가족회사나 투자법인을 활용한 지분 재편, 해외 생산법인과 연결된 복잡한 거래 구조 등 장애물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파트너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지배구조 리스크는 기업 가치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먼저 업계 현황을 살펴보면 휠라홀딩스는 지난달 26일 윤윤수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장남 윤근창 사장이 CEO로서 경영 전반을 맡으면서 공식적으로 2세 승계 체제를 구성했다.

한세그룹은 창업주 김동녕 회장의 장남 김석환 대표가 지주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 경영을 책임지고 있으며,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까지 세 자녀를 중심으로 사실상 승계가 마무리된 상태다.

형지그룹은 창업주 최병오 회장의 장남인 최준호 부회장을 중심으로 2세 경영 체계가 안착 단계에 들어섰다. 최 부회장은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패션그룹형지와 형지엘리트 등 주요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세정그룹은 1946년생 박순호 회장이 경영 일선을 지키고 있으나, 2019년 사장 승진 이후 여성복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을 주도해 온 삼녀 박이라 사장을 중심으로 승계 구도가 가시화되고 있다.

F&F 김창수 회장도 2021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장남 김승범 본부장이 지주사인 F&F홀딩스의 이사회에 합류하며 차세대 경영 체제를 형성 중이다.

LF는 구본걸 회장의 장남 구성모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 LF디앤엘을 통해 지주사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며 승계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원무역 신관. /뉴시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영원무역그룹이 2021~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자료에서 총 82개 계열사를 누락한 혐의로 성기학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누락된 자산 규모만 약 3조2400억원으로, 동일인 지정 자료 허위 제출 적발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다.

특히 계열사 누락 시기가 차녀 성래은 부회장의 승계 구도 형성 시점과 맞물리면서, 사익편취 규제 감시망을 회피하려 했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성 부회장은 2023년 비상장사 YMSA 지분 50.1%를 증여받아 실질적인 승계를 마쳤으나, 지정 누락 기간 동안 관련 공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사법 리스크에 따른 투자자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지난 5일 공시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전문투자자 ‘헤르메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최근 영원무역 보유 지분을 5.03%에서 4.01%로 축소하며 약 210억원 규모의 자금을 회수했다.

헤르메스 측은 ‘투자자금 회수’를 사유로 들었으나, 헤르메스 등 기관투자자들의 지분 매각이 검찰 고발 이후인 지난달 23일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룹 내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영원무역그룹 관계자는 “해당 건은 실무진의 착오가 있던 사안으로 고의적 은폐나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현재는 과오를 인지하고 바로 즉시 자진신고했으며 재발방지를 위한 내부 프로세스를 개선했다”고 해명했다.

기관투자자 지분 감소에 대해서도 “기관투자자 변동 공시는 수시로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와 직접적 연관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영원무역그룹은 노스페이스와 파타고니아 등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위탁생산(OEM)·판매하는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 등을 자회사로 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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