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국내 은행주 밸류에이션이 빠르게 낮아졌다. 은행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대까지 밀려났지만, 증권가에서는 이익 체력과 주주환원 정책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어 오히려 상승 여력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마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은행주의 평균 PBR은 2월 말 기준 0.82배에서 이란 사태 발발 이후인 4일 0.72배로 밀려났다. 특히 밸류업 대장주인 KB금융지주조차 이 기간 1.12배에서 0.92배로 내려앉아, 가격 매력이 높아졌다. 또 신한금융 0.92배(2월 말 0.98배) 하나금융 0.85배(0.91배) 우리금융 0.65배(0.78배)로 하향 조정되면서 통상 금융지주들이 밸류업 목표로 제시해 온 ‘PBR 1배 수준’에서 뒷걸음질 쳤다. 4대 금융지주의 평균 PBR은 0.83배(직전주 0.95배)로 추산됐다.

PBR은 주가가 기업의 순자산 대비 어느 수준에서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통상 PBR이 1배 아래면 장부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의미로 저평가 상태로 해석된다. 은행주는 그동안 대표적인 저(低) PBR 주로 통했고 경영진들은 지난 2024년부터 저 PBR 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사주 소각, 고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쳤다.
2월 말까지 'PBR 1배'를 향해 질주하던 금융주들은 이란 사태가 발발한 이달 초부터 직격탄을 맞았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졌으며 결과적으로 은행주 매도세가 집중됐다.
더구나 은행주는 직전 주(2월 23일~27일)에도 평균 7.8% 하락하며 코스피 상승률(7.5%) 대비 15%포인트 이상 초과 하락을 맞고 난 이후였다. ELS 과징금 규모 변수와 외국인의 3주 연속 순매도, 결산 배당락, MSCI 리밸런싱 영향이 겹친 영향이다.
다만 이 같은 혹독한 조정으로 코스피 상승률을 상회하는 상승률을 나타낼 가능성도 높아졌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코스피 대비 초과하락 폭이 20%포인트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상대적 측면에서는 당분간 지수를 앞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중금리와 환율이 은행주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이러한 현상은 더 두드러지게 발생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금융지주들이 ‘PBR 1배’를 밸류업 목표로 제시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 수준은 상승 여력이 확대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특히 KB금융이 다시 PBR 1배 아래로 내려온 점은 은행주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 예대금리차 상승…이자 스프레드 개선 흐름
최근 주가 추이와 달리 펀더멘털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NIS)는 2.24%로 전월 대비 1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10개월 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자 스프레드 차이가 넓을수록 은행 수익성이 높고, 좁아질수록 수익성이 낮아진다.
신규 수신 금리가 하락한 반면 신규 대출금리는 4.24%로 5bp 상승했고 특히 가계대출 금리가 15bp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잔액 기준 대출금리도 4.25%로 2bp 상승했으며 가계 대출금리는 26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조달비용 상승 압력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은행 예금 이탈에 따른 자금 부족을 우려하나, 그것이 조달비용률 상승으로 전이되지 않는 한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고정금리 성격의 저원가성 수신을 고려하면, 은행업종의 이자 스프레드는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배당 확대…주주환원율 50% 조기 달성 가능
주주환원 정책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은행이 결산 배당을 늘리면서 기존 기업가치 제고 계획 대비 배당성향과 주주환원율 상승 폭이 확대됐다”며 “당초 2027년 목표였던 주주환원율 50%를 조기 달성하거나 2026년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감액배당을 활용하면서도 연간 10% 이상의 배당 증가 의지를 보이고 있어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주가 지정학적 변수와 수급 요인으로 단기 급락했지만, 수익 상승과 주주환원 확대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증권가에서는 은행업종 최선호주로 PBR이 상대적으로 낮은 하나금융을 제시하고 있다. 주주환원율 측면에서는 KB금융의 매력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4대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은 지난해 기준 KB금융 52.4%, 신한금융 50.2%, 하나금융 50.2%, 우리금융 36.6% 순이다. KB금융의 올해 주주환원율 전망치는 약 56% 수준이며 목표 PBR은 1.27배 수준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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