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10년 차 그룹 블랙핑크의 선택은 '안전한 공식' 대신 '낯선 선택'이었다. "블랙핑크윌 메이크 야"(Blackpink'll make ya)라는 가사처럼 모두를 매료시키겠다는 포부는 강렬했지만, 그 포부가 완벽한 설득력으로 치환되었는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블랙핑크는 지난달 27일 미니 3집 'DEADLINE'(데드라인)을 발매했다. YG엔터테인먼트와의 그룹 활동 재계약 이후 최초로 발매되는 실물 앨범이자 정규 2집 'BORN PINK'(본 핑크) 이후 약 3년 만에 공개된 실물 음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무엇보다 멤버들이 공백기 동안 각자 솔로 활동을 통해 존재감을 입증해온 만큼 완전체 앨범에 대한 기대감은 음반 판매 수치로도 확인됐다. 발매 첫날 음반 판매량은 146만 여장을 기록하며 K팝 걸그룹 1일 차 판매 기준 최고치를 나타냈다. 롤링스톤, 포브스 등 해외 매체들 역시 이번 앨범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블랙핑크의 글로벌 위상을 재확인했다.
타이틀곡 '고'(GO)는 덥스텝 기반 EDM 장르를 전면에 내세운 곡이다. 덥스텝은 2000년대 초반에 발생해 2010년대 초반까지 강한 존재감을 보였던 장르다. 최근 메인스트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음악이며, K팝에서는 흔치 않은 선택이다. 선공개곡 '점프'(JUMP) 하이퍼 테크노 요소를 차용하며 기존 블랙핑크 음악 문법과는 결이 다른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앨범은 블랙핑크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가치를 지닌다. 그간 제기돼온 '자가복제'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따라서 안정적인 길 대신 과감한 장르적 변주를 택했다는 호평과 함께 'GO'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영상미와 한국적 요소의 조화는 국내외 팬들로부터 찬사를 이끌어내는 중이다.
다만 음원 차트에서는 음반 판매량과는 다소 상반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벅스 실시간 차트와 유튜브 인기 급상승 차트에서는 정상에 올랐으나, 멜론 TOP100과 지니뮤직 등 국내 주요 차트에서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글로벌 시장 역시 스포티파이 미국 '데일리 톱 송' 차트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글로벌 톱 송' 차트에서도 하락세를 보이며 지역별 온도 차를 명확히 드러냈다.
아울러 선공개곡 '점프(JUMP)'와 타이틀곡 '고(GO)' 내 지수 파트 '무야호'를 제외하면 수록곡 대다수가 영어 가사로 구성된 점에 대해서도 팬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모양새다. 퍼포먼스나 별도의 방송 활동이 예고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향후 차트 반등 여부는 오롯이 음원 자체의 경쟁력에 달려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상업적 성과와 음악적 실험 사이에서 블랙핑크는 안주 대신 변주를, 자가복제 대신 정체섬 탐구를 택했다.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가 향후 블랙핑크의 음악적 유산에 어떤 평가로 남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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