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찾아왔다. 상장 기업들은 이달 예정된 정기 주총을 앞두고 분주한 분위기다. 주주 권익 확대 및 거버넌스 개선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이 잇따라 이뤄진 후 처음으로 열리는 정기 주총인 만큼 정관의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자본시장 선진화와 코리아디스카운트(저평가) 해소를 목표로 상법 개정을 강하게 추진했다. 여당이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주도적으로 법 개정을 이끌면서 잇따라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7월 국회를 통과한 1차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기에 전자주주총회 도입,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같은 해 8월 국회 문턱을 넘은 2차 상법은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확대한 것이 핵심 내용이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까지 지난달 25일 국회를 통과했다.
해당 상법 개정은 주주 권익을 강화하고 지배주주 견제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상법 통과를 계기로 소액주주들의 주주권 강화 추세도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올해 정기 주총 시즌을 앞두고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도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가 수탁자 책임을 다하기 위한 원칙으로 2016년 12월에 민간 자율규범으로 도입됐다.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가 고객의 자산을 집사처럼 성실하게 관리하기 위해 따라야 할 행동지침을 만든 것인데,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민연금 등 4개 연기금, 63개 자산운용사 등을 포함해 249개 기관투자자 등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된 지 10년째를 맞았지만 충분한 실효성을 갖췄는지는 의문이다. 기관투자자들이 주주제안이나 의결권 행사 등 주주활동에 있어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주권익이나 지배구조 개선에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단순 재무적 투자자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는 실정이다.
당국은 최근 시장 선진화 기조에 맞춰 업계에 스튜어드십 코드 실효성 강화도 요구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자산운용사 CEO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주문하기도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4년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율은 91.6%였다. 이 중 반대율은 6.8%에 그쳤다. 같은 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율(99.6%)과 반대율(20.8%)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당국은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기관투자사가 시장의 기대치에 걸맞은 수탁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개선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올해부터 참여사를 대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이행점검을 실시하고 평가 결과를 공개한다고 예고한 상태다.
상법 개정을 계기로 주주 권익 보호 및 지배주주 견제 기반이 강화된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이 이러한 법 개정 취지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선 시장 참여자들의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수탁 책임자로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며 권익 보호에 힘써야 할 기관투자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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