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증시가 3일, 미국과 이란 전쟁 악재로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는 이날 7%대 급락하며 6,000선이 붕괴됐다. 시장에선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 매도 사이드카 발동… 6,000선 무너졌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2.22포인트(7.24%) 하락한 5,791.9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08포인트(4.62%) 내린 1,137.70에 마쳤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가 이어진 결과다. 이날 정오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기도 했다.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5%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되는 조치다.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만이다.
이날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9.88% 하락한 19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2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4일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100만원 선이 붕괴됐다. SK하이닉스는 11.50% 하락한 93만9,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공습을 시작했다. 이에 맞서 이란이 맞불 공격에 이어가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사태는 전세계 증시에도 충격을 가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 역시 이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
정부는 긴급 회의를 열고 비상대응 체제로 돌입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거래소, 국제금융센터 등과 함께 중동상황 관련 관계기관 합동 ‘금융시장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를 강조하며 필요시 시장안정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을 당부했다. 금융위는 사무처장을 반장으로 하는 ‘중동상황 관련 관계기관 합동 금융시장반’을 통해 중동 지역 관련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중동발 악재로 코스피 상승세엔 제동이 걸렸다. 국내 코스피는 최근 몇 달간 역사적 고점을 연일 경신하며 파죽지세를 보여왔다. 지난달 25일 6,000선까지 돌파한 뒤에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 단기적 악재인가, 장기적 위험인가
그러나 중동발 악재로 당분간 지수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일 하나증권 측은 리포트를 통해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지수 하락 압력이 예상된다”며 “강세장에서도 예상치 못한 이슈가 발생 시 지수는 직전 고점 대비 S&P500지수 평균 -9%와 코스피 평균 -10% 정도의 가격조정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다만 하나증권 측은 현재 불거진 이란발 중동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단기적인 지수 조정 충격으로 일단락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나증권 측은 “최근 발생한 단기 가격 조정은 S&P500지수 직전 고점 대비 –3%, 코스피 –5%였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 유가 상승에 민감한 국내 증시 외국인 수급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다만 수급 주도권이 개인·ETF로 이동했고 반도체 이익 성장과 상법 개정 등 구조적 호재가 유효해 충격은 일시적이며 회복도 빠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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