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금융당국의 ‘부실 상장사’ 퇴출 가속화로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된 한세엠케이가 주식병합을 결정했다. ‘동전주’에서 탈출하기 위해 궁여지책을 꺼내든 것인데, ‘상장폐지 리스크’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년 연속 적자 등 실적 개선이 요원한 가운데, 김지원 대표의 고심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 주식병합으로 동전주 탈피해도 리스크 여전
한세예스24그룹의 패션부문 계열사인 한세엠케이는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달 25일 ‘주식병합’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액면가 500원인 주식을 1,000원으로 병합하는 것이다. 즉, 기존 주식 2주가 1주로 합쳐지게 된다. 발행주식총수는 4,480만여주에서 2,240만여주로 절반이 줄어든다. 주식병합은 정기주총을 거쳐 5월에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세엠케이는 이 같은 주식병합의 목적을 ‘적정 유통주식수 유지’라고 밝히고 있다. 실질적인 이유는 최근 ‘부실 상장사’ 퇴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금융당국 움직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투자자 신뢰를 제고하고, 시장 구조를 ‘다산소사(多産少死)’에서 ‘다산다사(多産多死)’로 전환하기 위해 부실 상장사를 보다 신속·엄정 퇴출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제시된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 중 단연 주목을 끄는 건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상향 가속화와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 신설이다.
먼저, 당초 발표했던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상향은 적용 시점을 6개월~1년 더 앞당긴다. 코스피 시장의 경우 올해부터 200억원으로 상향한 뒤 2027년 300억원, 2028년 500억원으로 상향할 예정이었는데, 올해 하반기부터 300억원, 2027년부터 500억원으로 더 빨리 적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도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시킨다. 특히 주식병합(액면병합)을 통해 손쉽게 동전주를 탈피하는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 주식병합 후 주가가 액면가를 밑도는 경우도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한세엠케이의 주식병합 결정은 이러한 배경 속에 나왔다. 한세엠케이는 금융위가 해당 방안을 발표한 날 주가가 632원에 그치는 등 오랜 기간 동전주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2주를 1주로 합치는 주식병합을 마치면 한세엠케이는 주가가 1,000원을 넘겨 동전주를 탈피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궁여지책도 완벽한 해법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세엠케이는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272억원으로 3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2027년부턴 시가총액이 500억원을 넘겨야 한다. 동전주 탈피를 넘어 근본적인 시가총액 확대 대책이 시급한 것이다.
그럼에도 한세엠케이 주가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3일 한세엠케이 주가는 3일 583원에 장을 마쳤다. 금융위 발표 당시에 비해 7.8% 감소한 수치다. 반등이 절실한 주가가 오히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돼 주가가 액면가인 500원 아래로 떨어질 경우, 주식병합을 통한 동전주 탈피 또한 의미를 잃게 된다.
문제는 전망도 썩 밝지 않다는데 있다. 최근 실적 발표에 따르면, 한세엠케이는 지난해에도 1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7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수익성이 좀처럼 정상 궤도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계열사 흡수합병,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등 실적 개선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는 모습이다. 또한 당장 이렇다 할 기대요인도 마땅치 않고, 업황 역시 녹록지 않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19년 말 대표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흑자 성적표를 받아들지 못하고 있는 오너일가 2세 김지원 대표는 고심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장폐지 위기가 현실화할 경우 회사와 그룹은 물론 자신의 대내외 리더십에도 큰 타격을 안겨줄 수 있는데, 이러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타개책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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