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2026년 극장가를 집어삼키며 전례 없는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작품의 배경인 강원도 영월군이 과거 제작했던 이색 홍보 영상이 덩달아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영화의 묵직한 여운이 관객들로 하여금 '비운의 왕' 단종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과거의 유쾌한 상상력이 담긴 광고 캠페인까지 소환하고 있는 모양새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사남'은 개봉 24일째인 지난 27일 누적 관객 수 7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사극 신드롬의 시초로 꼽히는 '왕의 남자'(33일)는 물론, 2025년 최고 흥행작이었던 '주토피아 2'(30일)보다도 일주일 가량 앞선 속도다.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과 그를 지키려는 촌장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그려낸 이 작품은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서사에 힘입어 'N차 관람'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영월군이 과거 제작했던 캠핑 홍보 캠페인 영상이 유튜브 등지에서 역주행 중이다. 해당 영상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유약한 단종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전 UFC 선수 김동현을 모델로 내세워 "만약 단종이 강했다면 어땠을까?"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도입했다.
광고 속에서 곤룡포를 입은 채 샌드백을 치거나 세조를 시원하게 혼내주는 '파이터 단종'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비극적인 역사를 다룬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이 현실에서의 안타까움을 광고 속 유쾌한 복수로 달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힘입어 해당 영상은 어느덧 누적 조회수 60만 회를 돌파하며 영화 못지않은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영화의 흥행과 과거 광고의 역주행이 맞물리면서 영월군을 향한 대중의 시선도 뜨겁다. 네티즌들은 "영화 보고 울다가 광고 보고 웃었다", "이 캐스팅 그대로 단종 문화제 홍보 영상도 찍어달라"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화라는 대중문화 콘텐츠가 지자체의 과거 홍보 자산까지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스포츠와 역사,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독특한 문화 현상을 만들어낸 셈이다. 700만 관객을 넘어 한계 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왕사남'의 열기가 영월군의 지역 경제와 문화 콘텐츠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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