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인가, 눈속임인가… 의문 여전한 ‘김주애 후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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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지난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9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지난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9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후계자인가 눈속임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바라보는 시각은 분분하다. 정보당국을 비롯해 전문가 사이에선 김주애가 실질적 후계자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이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적지 않다. 더욱이 지난 25일 마무리된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후계 구도가 분명해질 것이란 전망과 달리 김주애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으면서 그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주애 관련 질문에 “후계 구도와 관련해선 여러 가지 해석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보기관의 의견을 유념하면서 저희도 관계기관과 함께 동향을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김주애가 김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동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9기에 새로 선출된 지도부원들과 함께한 자리였기 때문에 김주애가 같이 가지 않은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북한 매체를 통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김주애는 현재 김 위원장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이 군사 행사, 경제 현장 시찰 등에 나설 때 동행한 것은 물론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도 함께한 정황 등이 이를 뒷받침했다. 지난 1월 선대 지도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나선 것은 더 상징적이다. 김주애의 첫 참배인 동시에, 공개된 사진은 김주애가 정중앙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김 위원장이 평양 화성지구 주택 준공식에 가운데, 동행한 김주애가 주택 입주자들을 껴안고 축하하는 모습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북한 매체 등에서 김주애를 부르는 호칭이 지도자에게만 붙는 ‘향도’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도 김주애의 입지를 추론케 하는 척도가 됐다. 국가정보원도 지난 12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김주애가 현재 후계자 내정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6일 딸 김주애와 함께 평양 화성지구 4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6일 딸 김주애와 함께 평양 화성지구 4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 뉴시스

◇ ‘후계자’ 언급 없던 당 대회… 아직은 이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열린 조선노동당 9차 대회에 관심이 집중됐다. 북한의 대내외 정책 노선을 결정하는 자리인 만큼, 후계 구도를 명확히 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당 대회 기간 김주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25일 폐막을 기념하며 열린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과 같은 ‘가죽 코트’ 차림으로 가족과 함께 주석단 중앙에 앉아 있는 모습이 전부였다.

북한이 그간 후계자를 결정해 온 과정을 살펴볼 때, 김주애는 다소 특이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월 ‘김주애 후계자설 재검토: ‘시각적 권위’와 ‘제도적 승계’의 괴리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서 “북한의 혈통승계 제도는 수령의 후계자 결정→당의 후계자 선정→권력 이양 순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이어 “김주애가 후계자라고 단정할 수 있는 시기는 제9차 당 대회에서 당과 군의 중요 직책을 맡거나, 혈통승계의 제도적 절차에 따라 공식 후계자로 선출되거나, 공식 매체에서 김주애를 후계자로 선전하기 시작할 때”라고 분석했다. 이번 9차 당 대회에서 김주애의 후계 구도를 명확히 할 징후가 없던 만큼, 후계자설을 단정하긴 이르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셈이다. 

김주애가 실제 후계자가 아니라면 진짜 후계자를 감추기 위한 ‘가림막’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수적인 북한 사회에서 여성 지도자가 받아들여질 수 있겠냐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자녀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인 데다가, 남성 후계자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비밀리에 후계 작업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이를 예측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주애 후계설에 대한 의문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이번 당 대회에서 김주애가 전면에 나서지 않은 것은 성인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 24일 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당 대회에 나오기 위해선 북한 노동당원이 돼야 하는데 만 18세가 돼야 한다”며 “이 당 대회에서 김주애가 나온다는 것은 처음부터 말이 안 됐다”고 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도 지난 26일 KBS ‘사사건건’에서 “2031년 10차 당 대회에선 (김주애가) 성인이 된다”며 “그때는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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