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동대문=이영실 기자 연애도 구독하는 시대. 넷플릭스 새 시리즈 ‘월간남친’은 가상 연애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사랑을 선택하고 체험하는 이야기를 내세운다. 현실에 지친 청춘이 ‘로그아웃’ 버튼을 누른 뒤 마주하는 또 다른 세계를 그린다. 로맨스 장르에 구독 플랫폼이라는 발상을 더한 이 작품이 현재의 연애 문법을 어떻게 풀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는 넷플릭스 새 시리즈 ‘월간남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김정식 감독과 배우 지수·서인국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월간남친’은 현실에 지친 웹툰 PD 미래(지수 분)가 가상 연애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연애를 구독하고 체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피로를 느끼는 직장인의 현실 위에, 가상 세계에서 원하는 연애를 선택해 체험할 수 있다는 설정을 더했다.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연애마저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시대’라는 동시대적 감각을 반영한 기획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날 김정식 감독은 “연애를 구독할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시리즈의 시작을 밝혔다. 이어 “현실에서 상처받은 주인공이 데이트를 경험하면서 치유하는 이야기”라며 “연애구독 서비스를 통해 한 배우가 여러 설정과 캐릭터를 연구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연애조차 부담이 된 시대, ‘현실의 나’를 잠시 로그아웃하고 가상 세계 속 로망을 체험한다는 발상은 판타지적 설정이면서도 현실과 맞닿아 있다. 지수는 “다양한 세계로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했다”며 “엄청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보다 언젠가 가능하겠다고 생각하니 더 와닿았다”고 말했다. 서인국 역시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소재 자체가 매력적이었다”며 “캐릭터마다 테마와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시청자가 간접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출 방향에 대해 김정식 감독은 “연출자가 아니라 연애구독 서비스 디바이스를 만드는 개발자라고 생각하며 접근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해야 구독하는 사람들이 제일 좋은 환경에서 데이트를 즐길 수 있을지 고민했다. 미술과 CG, 음악에 힘을 많이 썼다”고 했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라는 설정을 시각적으로 설득하기 위한 장치에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미래가 경험하는 가상 세계 데이트에는 서강준·이수혁·옹성우·이재욱·이현욱·김영대·박재·이상이 등 배우들이 등장한다. 김정식 감독은 “다양한 환경에서 로맨스를 보여주고 싶어 이미지가 맞는 배우들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 지수·서인국,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지수는 가상현실에서 연애 인생 2회차를 꿈꾸는 미래를, 서인국은 그의 현실에 변수를 일으키는 동료 경남을 연기한다. 미래는 현실에 지쳐 연애마저 버거운 청춘이고, 경남은 사내 에이스지만 미래에게는 ‘해석 불가’ 인물이다. 가상과 현실의 대비 속에서 두 인물이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확장해 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정식 감독은 “현실 속 미래와 지수가 닮았다”며 “가상 현실 속 화려한 모습은 지수의 무대 위 에너지가 필요했다”고 캐스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야기의 95% 이상 미래가 등장하는데 모든 설정을 잘 소화해 냈다”고 덧붙였다.
서인국을 향한 감독의 신뢰도 두터웠다. 김정식 감독은 “작품을 끝까지 보면 왜 서인국이어야만 했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연기 폭과 비주얼의 폭이 모두 필요했는데 잘 소화해 줬다”고 말했다. 또 “어려운 신을 촬영할 때 일정이 바쁜데도 본인 촬영이 없는 날 현장에 나와 후배들을 이끌어줬다. 상대 배우가 돋보여야 할 때는 기꺼이 자신을 낮출 줄 아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지수는 이번 작품으로 첫 로맨스물에 도전한다. 그는 “미래가 나와 같은 또래라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며 “같이 고민하고 공감하면서 인물을 만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인국이 로맨스 경험이 많으니 잘 따라가 보려 했다”고 전했다. 미래는 새로운 도전과 변화 앞에서 주저하는 인물이다. 지수는 “두려움을 가진 캐릭터라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블랙핑크 멤버로 데뷔한 지수는 이후 연기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다만 작품마다 연기력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그는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나에게 맞는 표현 방식을 찾으려 했다”며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번 작품이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서인국은 경남이라는 인물에 대해 “무뚝뚝하고 일로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이지만, 마음을 표현하는 순간부터 진짜 모습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혼자 아파하고 성장하며 용기를 내는 과정이 있다. 반전도 준비돼 있다”고 귀띔했다. 관전 포인트에 대해서는 “다양한 테마와 출연진, 일상 속 사건들이 이어진다”며 “마지막까지 지켜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김정식 감독은 “초반보다 후반이 더 흥미롭게 전개된다”며 “미래와 경남이 서로를 닮아가며 변화하는 과정이 중요한 지점”이라고 짚었다.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구독형 로맨스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관심이 쏠린다. ‘월간남친’은 오는 3월 6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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