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생, 2020년생, 2022년생 삼남매를 키우며 어쩔 줄 몰라 하던 초보에서 능숙한 고수로 거듭난 다자녀 아빠! 직접 부딪히고 탐구하며 차곡차곡 쌓아온 솔루션, ‘육아 꿀팁’을 공유합니다. [편집자주]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피할 수 없는 일이, 다치는 사고다. 아직 신체적 능력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는데 활동량은 많고, 위험에 대한 인지는 부족하다 보니 자연스러운 일이다. 위험 요소가 없도록 꼼꼼히 살피고, 조심하라는 말을 입이 닳도록 하게 되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전혀 예상치 못한 때에 예상치 못한 문제로 다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부모의 숙명이다.
아이가 처음 넘어지고 작은 상처를 입을 땐 억장이 무너질 듯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볍게 다치는 일은 일상이 된다. 문제는 그보다 상황이 더 심각할 때다. 피가 많이 나는 등 큰 상처를 입으면, 부모 또한 무척 당황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더 나은 대처를 하지 못하거나 늦어지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세 아이를 키우다보니 아이들이 다치는 상황도 그만큼 많았다. 모든 게 처음이었던 첫째 땐 이런 일도 있었다.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에 들 무렵 당시 10개월 정도였던 첫째가 자지러지게 울었다. 그렇게 우는 건 처음일 정도였다. 어딘가 아파서 우는 거 같은데 감도 잡을 수 없었다. 낯선 여행지인데다 밤이어서 더욱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결과적으로 큰일은 아니었다. 산성이 강한 귤과 귤 주스를 조금 많이 먹은 게 문제였던 것 같다. 미지근한 물을 마시게 하고 시간이 조금 지나니 이내 푹 잠들었다.
너무나도 아찔했던 그때 큰 도움이 됐던 건 119 응급의료상담이었다. 의료전문가로부터 적절한 조치와 가까운 병원 등을 안내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119에 전화를 걸어 의료상담을 요청하면 이용 가능하다. 아이들을 키우며 아주 요긴하게 이용하고 있는데, 전문적인 판단을 물론 이성적인 대처가 어려운 상황에서 무척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첫째의 이마가 찢어져 처음 응급실을 찾았던 때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둘째는 난로에 손을 대 화상을 입고 한동안 고생하기도 했다. 가장 많은 일이 있었던 건 막내다. 삼남매 중 가장 건강 문제가 많았던 막내는 다치는 일도 유독 많았다. 찢어지고, 데고, 부딪히고, 심지어 담에 걸리는 등 다사다난했다.
이렇게 많은 일을 겪다보니 아이들이 다칠 상황을 미리 대비해두는 게 필요하다는 걸 체득하게 됐다. 감기 등으로 평소 자주 찾게 되는 소아과 외에 봉합수술이 가능한 병원과 화상전문병원, 그리고 어린이 진료가 가능한 정형외과 등은 파악해두고 있는 게 좋다.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보다 빠르고 적절한 대처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요 유형별로 기본적인 응급대처 방법도 숙지하고 있으면 좋다.
첫째와 막내의 찢어지는 사고는 나에겐 시행착오로 남아있다. 먼저, 첫째는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는데 성형외과 전문의가 없어 다른 곳으로 가야했고 그곳에도 전문의가 없어 인턴 의사에게 응급수술을 받았었다. 다행히 잘 안 보이는 위치지만, 지금도 흉터가 조금 있다.
막내는 지방 여행 중 눈썹 부분이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고 상처가 꽤 깊었다. 마침 가까운 곳에 보건의료원 응급실이 있어 응급처치를 받았고, 다음날 서울로 돌아와 휴일에도 운영하는 봉합수술 관련 전문병원 응급실을 서둘러 찾았다. 하지만 수면마취를 위해 금식을 해야 했기에 당일 수술은 어려웠고, 예약을 한 뒤 다음날 오전에 수술을 받았다. 응급실만 두 번을 거쳐 이틀 뒤에야 봉합수술을 받은 건데, 현재는 흉터치료까지 마쳐 흉터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첫째 때도 봉합수술을 서두르기보단 다음날 더 꼼꼼히 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찢어지는 부상은 우선 그 부위가 중요하다. 다른 부위와 달리 얼굴은 성형외과 수술이 필요해서다.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늦은 시간이나 휴일, 그리고 주변 상황 등으로 인해 곧장 봉합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어도 너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응급처치를 잘한 뒤 24시간 정도 내에 봉합수술을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막내의 경우 다친 시점에서 36시간 이상 지나 봉합수술을 받았지만 응급처치를 잘해둔 상태라 별 문제는 없었다. 아이들의 경우 수면마취를 위해 일정 시간 금식도 필요하니 무작정 서두르는 것보단 응급처치를 잘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게 좋다.
화상 역시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우선, 화상을 입은 직후 흐르는 물 등으로 해당 부위의 열을 식혀주는 게 관건이다. 너무 차가운 물이나 얼음을 대는 건 오히려 좋지 않다고 한다. 또 물집을 터뜨리지 않아야 하는데 아이들 특성상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급적 빨리 화상전문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게 좋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막내가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울음을 터뜨리는 등 심상치 않았다. 목이 아프다는 것 같아 밤새 많이 건조했나, 심한 목감기인가 싶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아예 앉아있는 걸 힘들어했고, 자꾸 누우려고만 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머리를 움직이면 아파했다. 남자아이다 보니 전날 조금은 과격하게 놀았는데 그것 때문인가 괜히 걱정됐고, 뇌진탕, 흔들린 아이 증후군 등이 떠오르기도 했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일단은 평소 자주 찾는 소아과로 갔다.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기 어려웠고, 정형외과로 가야 했다. 문제는 주변에 굉장히 많은 정형외과가 있지만 그 중 어린이 진료가 가능한 곳을 찾아야 했던 거다. 몇 군데 전화를 걸어 바로 진료가 가능한 곳을 찾았는데, 그곳도 확답을 준 건 아니었다. 엑스레이나 CT 등을 찍는 게 어려울 수 있어서다. 다행히 아이가 잘 협조해줘서 무사히 엑스레이를 찍었고, 큰 문제가 아닌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잘 때 자세가 좋지 않아 목에 담이 걸린 것 같다는 게 결론이었는데, 마음 졸인 걸 생각하니 헛웃음이 나왔다.
정리하면, 아이들이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만 다쳤을 때를 대비해두는 것도 꼭 필요하다. 119 응급의료상담이란 든든한 존재가 있다는 걸 꼭 기억해두고, 평소에 미리 주변 봉합수술, 화상전문, 어린이 정형외과 정도의 병원은 파악해두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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