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여섯 차례 연속 동결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상향 조정했지만, 통화정책 방향을 선회하기엔 부담 요인이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해 5월 0.25%포인트(p) 인하 이후 같은 해 7·8·10·11월과 올해 1월에 이어 6회 연속 동결이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7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정책 방향을 둘러싼 내부 이견 없이 당분간 관망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 성장률 전망 상승…금리 인하 당분간 없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1.3% 성장하며 반등했고, 4분기에는 기저효과와 건설경기 부진 영향으로 -0.3%를 기록했지만, 수출 증가와 소비 회복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에 대해서도 비교적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미 정부의 임시 관세 부과로 우리나라는 기존과 동일한 관세율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향후 품목별 관세 부과 등 미 정부 대응에 따라 그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경기 하방 위험이 완화되면서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은 줄어든 분위기다. 경기 회복을 공식화한 직후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정책 일관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 총재는 당분간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6개월 내 기준금리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시장의 조기 인하 기대를 낮췄다. 이어 “부동산 대출을 통한 가계대출 증가가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준”이라며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2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전월 대비 16p 하락했다. 기대 심리는 다소 진정됐지만 수도권 집값 상승세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금리 인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5%로, 2015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취약 차주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자산시장 자극으로, 금리 인상은 금융취약층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 환율·Fed 변수…인상도 쉽지 않다
대외 여건도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20~1430원대로 내려왔지만, 글로벌 자금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재확대될 가능성은 상존한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속도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한은 역시 섣불리 정책 방향을 바꾸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하반기 물가 압력이 확대될 경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그러나 경기 회복세가 완전히 안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상 카드를 꺼내기도 부담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한은이 성장 회복과 금융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는 ‘진퇴양난’에 놓여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성장률은 2%로 올렸지만, 금리를 내릴 명분도 올릴 여건도 충분치 않다. 당분간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소폭 높아지겠지만 목표수준 근처에서의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성장은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리스크, 환율 변동성의 영향 등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세 회복을 지원해 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