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지난해 4분기 가계빚이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주식 투자 자금과 연말 카드 사용 확대가 전체 증가폭을 떠받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7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7분기 연속 증가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증가폭은 14조원으로 전분기(14조8000억원)보다 다소 줄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카드 결제 전 사용금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 지표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크게 둔화됐다. 4분기 말 주담대 잔액은 1170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전분기 증가폭(12조4000억원)보다 5조원 이상 줄어든 규모로, 2023년 1분기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부동산 시장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3조8000억원 증가한 23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5000억원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은 증권사 신용공여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혜영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 신용대출과 보험회사 약관대출이 증가했고, 증권사 신용공여액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주식 투자 자금으로 유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6조원 늘어 전분기(10조1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반면 상호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4조1000억원 늘며 전분기(1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연말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면서 일부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카드 사용액을 뜻하는 판매신용 잔액도 4분기 중 2조8000억원 증가한 126조원을 기록했다. 연말 소비 확대 영향이 반영됐다.
지난해 연간 가계신용은 56조1000억원 늘어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2021년(7.7%)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최근 5년간 가계신용 증가율은 △2021년 7.7% △2022년 0.2% △2023년 0.9% △2024년 2.1% △2025년 2.9%로 점차 확대되는 흐름이다.
다만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명목 GDP 증가율이 가계신용 증가율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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