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란 1심 무기징역… 항소심이 다룰 7가지 쟁점

시사위크
재판부는 피고인 윤석열에게 내란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준비 정도와 실패의 의미 등을 감경 사유로 반영하면서 판결 이유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 사진=뉴시스, 그래픽=이주희 기자
재판부는 피고인 윤석열에게 내란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준비 정도와 실패의 의미 등을 감경 사유로 반영하면서 판결 이유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 사진=뉴시스, 그래픽=이주희 기자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윤석열의 내란은 무기징역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논쟁의 후폭풍은 거세다. 피고인 윤석열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은 결론의 무게와 달리 이유를 둘러싼 법리적 논쟁을 동시에 낳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 윤석열의 군 동원이 국회 기능을 상당 기간 마비시키려는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양형 단계에서는 “치밀하게 준비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했다”는 점 등을 감경 사유로 반영했다. 법원이 범죄의 중대성을 강하게 규정한 것과 형량 판단에서의 완충 논리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결론은 무기징역, 이유는 논쟁… 판결 논리의 균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피고인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군을 국회에 투입하고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려 한 행위를 “국회의 권능 행사를 상당 기간 불가능하게 만들려는 목적”으로 규정했다. 대통령 역시 내란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단이라는 점에서 법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선고 요지에는 항소심에서 다시 검토될 대목도 적지 않다. 첫 번째는 범행의 준비 정도에 대한 평가다. 재판부는 피고인 윤석열이 2024년 12월 1일 무렵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검이 제기한 ‘1년 이상 준비된 장기 계획’ 주장에 대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이른바 ‘수첩’에 대해 재판부는 작성 시기가 명확하지 않고, 일부 내용이 실제와 일치하지 않으며, 형식과 보관 상태 등을 종합할 때 장기 계획의 핵심 증거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수첩의 증명력을 낮게 평가함으로써 ‘장기 준비설’을 배제한 셈이다.

그러나 수첩을 둘러싼 판단에는 항소심에서 다시 검토할 여지가 남는다. 형사재판에서 간접증거는 단독으로 범죄 사실을 확정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정황과 결합해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작성 시기 불명확이나 일부 내용 불일치는 증명력을 낮출 사유가 될 수는 있어도 곧바로 준비 정황 전체를 배제하는 근거가 되는지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특히 재판부가 국회·선관위·정당사에 대한 동시다발 출동 구조와 체포 대상자 명단 전달 등 실행 정황을 인정한 상황에서 준비 단계의 평가를 어디까지 축소할 수 있는지가 항소심의 첫 번째 쟁점이 될 수 있다.

피고인 윤석열(왼쪽 위)이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기일에서 변호인과 대화하며 미소짓고 있다. / 뉴시스
피고인 윤석열(왼쪽 위)이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기일에서 변호인과 대화하며 미소짓고 있다. / 뉴시스

두 번째 쟁점은 ‘실패’의 법적 의미다. 재판부는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했고 직접적 물리력 행사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경 사유로 들었다. 그러나 내란죄는 결과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국가기관의 기능을 침해하려는 위험을 처벌하는 범죄다. 국회 봉쇄가 장기간 지속되지 못한 배경에는 시민들의 저항과 국회의 신속한 해제 결의가 있었다. 실패를 피고인의 자제나 계획 미흡의 결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외부적 저항에 의해 좌절된 결과로 볼 것인지에 따라 양형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유형의 범죄를 두고 실패를 감경으로 볼지, 오히려 책임을 무겁게 볼지에 대한 법원의 기준 정립이 요구된다.

세 번째는 공직 경력과 연령을 감경 사유로 본 판단이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장기간 공직에 봉직했고 범죄 전력이 없으며 65세의 비교적 고령이라는 점을 참작했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는 지위는 군 통수권과 국가기관 지휘권을 전제로 한다. 국가 권력의 구조와 헌정 질서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할 위치에 있던 인물이 그 권한을 통해 헌정 기능을 침해하려 했다는 점에서 공직 경력은 오히려 책임을 무겁게 볼 요소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65세를 고령으로 보고 형을 낮춘 판단이 내란 우두머리 사건이란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걸맞은 고려인지 항소심에서 재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네 번째는 ‘위로부터의 내란’에 대한 사법적 기준이다. 이번 사건은 권력 정점에서 국가기관을 동원해 헌정 질서를 침해하려 했다는 점에서 일반적 폭동과는 성격이 다르다. 과거 전두환·노태우 사건 이후 내란 범죄에 대한 단죄는 대한민국 사법사에서 상징적 의미를 가져왔다. 특검이 결심공판에서 그보다 더 엄정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항소심은 단순한 형량 조정이 아니라 친위 쿠데타에 해당하는 ‘위로부터의 내란’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사법적 방향성을 정립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섯 번째는 비상계엄이라는 국가긴급권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 문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계엄 판단을 넘어 국가긴급권의 한계를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사법적 경계를 설정하는 문제와도 직결된다. 1심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원칙적으로 내란이 아니라고 전제했다. 다만 계엄을 빌미로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고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 인정될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내란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그 ‘예외’의 기준이 얼마나 분명하게 제시됐느냐는 점이다. 어디까지가 정당한 국가긴급권 행사이고, 어디서부터가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는 위법한 권한 남용인지에 대한 경계가 판결문에서 충분히 구체적으로 설명됐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따라서 항소심은 비상계엄이라는 권한의 한계를 보다 분명히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가 피고인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가운데, 항소심에서는 범행의 준비 과정, 국가긴급권의 한계, 양형 기준의 적정성 등 7가지 쟁점이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가 피고인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가운데, 항소심에서는 범행의 준비 과정, 국가긴급권의 한계, 양형 기준의 적정성 등 7가지 쟁점이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여섯 번째는 ‘폭동’의 해석과 형량 판단 사이의 균형 문제다. 1심은 군이 무장한 채 국회로 출동하고 진입을 시도한 행위 자체를 폭동으로 인정했다. 실제 총격이 없었더라도, 무장 병력이 헌정기관에 투입된 것만으로도 내란죄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형을 정하는 단계에서는 실탄 사용이 없었고 물리적 충돌이 크지 않았다는 점을 감경 사유로 반영했다. 폭동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하면서도 동시에 물리력의 강도가 낮았다는 이유로 형을 낮춘 셈이다.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한편에서는 중대한 폭동으로 평가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물리력 행사가 제한적이었다고 보는 판단이 얼마나 일관된 판단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폭동의 위험성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 그리고 그 평가가 형량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돼야 하는지는 항소심에서 다시 정리될 필요가 있다.

일곱 번째는 내란이라는 범죄에서 일반 형사사건과 동일한 양형 구조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재판부는 공직 경력, 범죄 전력 없음, 비교적 고령 등의 사정을 감경 요소로 반영했다. 이는 통상적인 형사사건에서 일반적으로 고려되는 요소다. 그러나 내란은 국가의 존립과 헌법적 기능을 침해하고 민주주의 질서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범죄다.

따라서 헌정질서 자체를 겨냥한 범죄에 대해 일반 사건과 동일한 방식으로 감경 요소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재검토의 여지가 있다. 항소심은 단순히 감경 사유의 존재 여부를 따지는 것을 넘어 헌정질서 침해 범죄에서 양형 기준이 어느 정도로 엄격해야 하는지에 대한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은 대통령도 내란죄의 책임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준비의 정도, 실패의 법적 의미, 양형에서의 감경 기준, 국가긴급권의 한계, 폭동 개념의 적용 범위 등 여러 지점에서 추가적 해석과 기준 정립의 필요성을 남겼다. 따라서 내란 사건의 항소심은 대한민국 헌정 질서에서 ‘위로부터의 내란’을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에 대한 사법적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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