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19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내린다. 지난해 2월 첫 공판 준비기일이 열린 지 약 1년 만이다. 그 사이 법정에서는 정치인 체포 의혹, 선관위 군 투입, 국무회의 절차 논란, 언론사 단전·단수 문건 등 비상계엄 전후의 정황들이 단계적으로 드러났다. 선고를 앞둔 지금 재판에서 축적된 기록들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재판의 가장 큰 축은 내란 성립 여부다. 다만 이 문제는 피고인 윤석열 사건에서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라, 앞선 관련 재판들을 통해 이미 판단이 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선고된 노상원 사건 1심에서 법원은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비상계엄을 “위헌·위법한 계엄”이라고 적시했다. 이어 올해 1월 선고된 한덕수 전 총리 사건 1심에서는 사건 전체를 ‘12·3 내란’으로 판단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피고인 윤석열 재판은 계엄의 위헌성 자체보다 내란을 지휘한 ‘우두머리’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좁혀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체적인 실행 정황은 피고인 윤석열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말 열린 내란 사건 공판에서는 선관위 출동 병력에게 실탄이 지급됐다는 군 지휘관의 증언이 나왔다. 이는 계엄이 단순 경비 차원이었는지 실제 무력 사용을 전제로 한 조치였는지를 가르는 핵심 사실로 다뤄졌다.
정치인 체포 의혹은 재판 중반부의 핵심 장면이었다. 지난해 11월 초 열린 피고인 윤석열의 내란 사건 공판에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증인석에 서서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당시 여당 대표 등 일부 정치인을 거론하며 “잡아오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고, “총으로 쏴서라도”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는 증언을 내놨다. 이 증언은 계엄의 목적이 단순한 질서 유지가 아니라 정치적 반대세력 제거에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키운 계기가 됐다.
같은 달(11월) 하순 열린 피고인 윤석열 내란 사건 공판에서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방첩사령부로부터 주요 정치인들의 위치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공방 속에 “피고인이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반문하기도 했다. 이 장면은 지휘 책임을 둘러싼 공방의 상징적인 순간으로 회자됐다.
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는 다른 사건 재판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체포방해 사건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당시 국무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는 취지로 대통령실 CCTV를 증거로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후 공개된 영상에서는 일부 국무위원들이 뒤늦게 도착하고 문건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계엄 선포가 강행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형식적 국무회의’ 논란이 커졌다.
언론사 단전·단수 문건 역시 관련 사건 공판을 통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12월 열린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내란 가담 사건 공판에서는 해당 문건 전달 여부가 쟁점으로 다뤄졌고, 이후 판결에서는 문건이 실제 전달됐다는 사실관계가 인정되기도 했다. 이는 계엄의 목적이 정치적 통제에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키운 대목으로 평가됐다.
재판 과정에서의 절차 논란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3월 법원이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 기준으로 계산해 구속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사회적 논쟁이 확산됐다. 재판 진행 속도와 구속 여부를 둘러싼 판단은 사건의 실체와 별개로 사법 신뢰 문제까지 번졌다.
이처럼 1년 가까이 이어진 재판은 여러 관련 사건의 공판과 판결을 거치며 계엄 선포 전후의 상황을 단계적으로 복원해 왔다. 오늘 선고에서 재판부는 국회와 선관위 투입을 ‘폭동’으로 볼지, 정치인 체포 계획을 내란 목적의 핵심 증거로 인정할지, 국무회의 절차를 어떻게 평가할지 등을 종합 판단하게 된다. 그 결론은 단순히 한 피고인의 유·무죄를 넘어, 비상계엄과 헌정질서의 경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에 대한 사법적 기준으로 남게 된다.
한편 선고를 하루 앞둔 18일 정치권에서는 형량을 둘러싼 발언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여러 재판부에서 이번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판단했다”며 “내란 우두머리에게는 법정 최고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