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통합’ 속도… 충남·대전 통합은 ‘불씨’

시사위크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정통합 의결을 위해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뉴시스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정통합 의결을 위해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충남·대전, 전남·광주, 대구·경북 지역 행정통합 특별법을 통과한 가운데, 설 연휴를 앞두고 지역 통합 이슈가 최대 화두가 된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월 안으로 해당 법안들을 일괄 처리한다는 방침인데, 전남·광주, 대구·경북과 달리 충남·대전 통합에는 야권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법안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 행안위는 전날(12일) 오후 10시경 전체회의에서 3개 특별법을 처리했다. 전남·광주,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은 여야가 다소 원만하게 합의하는 듯했으나, 충남·대전 통합특별법은 달랐다. 야당이 ‘반대’ 입장을 내세우며 표결에 불참했고 결국 여당 주도로 통과됐다. 민주당은 2월 말까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통과된 법안들은 두 지역을 묶어 생활권과 경제권을 하나로 하고,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해 국가균형발전의 축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정부로부터 4년간 최대 20조원의 재정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특례가 주어진다. 부시장은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며 ‘차관급’으로 격상되는 동시에 지방채 초과 발행 허용 등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

수면 아래 멈췄던 통합 논의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입김과 지방선거라는 특수성과 맞물려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전·충남을 지역구로 둔 여당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대전과 충남이 통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2일에는 광주·전남 행정통합에도 힘을 실었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 주도 성장의 새 길을 열어야 한다는 데 국민의 뜻이 모이고 있는 것 같다”면서다.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데다, 여야 모두 ‘통합’이라는 명제에 반대하는 것이 아닌 만큼, 결과도 쉽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이견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충남·대전 통합의 경우 먼저 밑그림을 그렸던 야권 소속 지자체장들로부터 새롭게 만들어진 법안에 대한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상황에 대한 충분한 숙의 없는 ‘졸속 추진’이라는 것이다.

전용기(왼쪽부터) 원내소통수석부대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백승아 원내대변인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 · 전남광주통합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전용기(왼쪽부터) 원내소통수석부대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백승아 원내대변인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 · 전남광주통합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 “핵심 권한 빠졌다”… 반발한 국민의힘

특히 이번에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에는 재정·권한에 대한 이행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처음 충남·대전 통합 논의를 주도했던 이장우 대전시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국세 이양,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지방분권을 위한 핵심 권한은 완전히 빠졌다”며 “20조원 지원이라는 허울 좋은 말로 지방정부를 길들이려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실제 당초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에는 제3조 국가의 책무 4항에 ‘국세의 세목(稅目)을 이양하거나 특별시에서 징수되는 국세를 이양하는 등 추가적인 행정·재정적 지원 및 우대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새 법안에는 ‘행정적·재정적 지원방안 조속히 마련하여야 한다’로 바뀌었다. 아울러 일정 규모 이상 사업에 대해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를 명문화한 것과 달리 새 법안은 ‘국가와 협치’ 등으로 완화됐다.

당장 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자신들 스스로도 법안에 문제가 많다는 걸 알고 있는지 ‘설 연휴 이후 본회의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고 부족한 부분은 개정안으로 채우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나중에 반드시 개정을 해야할 법안이라면 지금 당장 통과시키면 안 되는 것이 안니가”라며 “개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한 법이 될 때까지 더 숙고한 후에 통과시키는 게 상식 아닌가”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민주당은 시기를 놓칠경우 사실상 좌초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단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를 먼저 추진했던 야당이 반대하고 나서는 것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야권은 이러한 신속 추진을 여권의 ‘정략’과 맞물려 해석하면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야권 일각에선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법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기까지 상당한 공방이 예상된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행정 통합’ 속도… 충남·대전 통합은 ‘불씨’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