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에쓰오일이 그룹 계열사와 5조원대 규모의 폴리에틸렌(PE) 장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대형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의 해외 판로를 확보했다. 이번 계약이 대규모 신규 설비의 가동 초기 판매 리스크를 낮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오지만 계열사에 해외 판매와 가격 전략을 맡긴 구조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전날 사우디아람코 계열 석유화학 기업인 SABIC과 폴리에틸렌 제품의 해외 판매를 위한 수출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6년 1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5년간이며, 추정 공급 물량과 예상 국제 가격, 환율 등을 반영한 계약 규모는 약 5조5000억원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에쓰오일은 울산 샤힌 프로젝트에서 생산될 PE 제품의 해외 판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변동성이 큰 글로벌 PE 시장에서 장기 계약을 통해 초기 판매 리스크를 줄이고, 대규모 설비 가동 초기에 필요한 현금 흐름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단, 계약 금액 5조5000억원은 확정 매출이 아닌 추정치로, 실제 실적은 국제 PE 가격과 환율, 글로벌 수요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외형상 대형 계약이지만, 실적은 업계 시황 등 시장 변수에 영향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또 이번 계약이 해외 판로 개척과 마케팅을 사빅의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와 영업 역량에 맡기는 방식으로 설계됐다는 점도 유의할 점이다. 일각에서 이번 계약으로 에쓰오일의 판매 가격 통제력과 고객 포트폴리오 운용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계열사 간 거래 구조 역시 시장의 관심사다. 에쓰오일의 최대주주가 사우디아람코이고 사빅 역시 같은 그룹 계열사인 만큼, 이번 계약은 글로벌 경쟁을 통한 판로 개척이라기보다 그룹 내부 네트워크를 활용한 안정화 전략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샤힌 프로젝트 초기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라며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판매 안정성 확보를 넘어, 가격·마진 결정 구조와 중장기 수익성 경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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