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 광고판의 주인이 바뀌고 있다. 과거 자동차 업체들이 장악하던 자리를 인공지능(AI) 기업과 빅테크가 채우며, 기술 경쟁이 대중 브랜딩 전쟁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올해 슈퍼볼에는 구글, 아마존, 메타를 비롯해 오픈AI 등 주요 AI 기업들이 대거 광고주로 참여했다. 젠스파크, 윅스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AI 기업들까지 가세하며 광고판의 구성이 크게 달라졌다.
CNBC는 “전례 없는 규모의 AI 기업 참여”라고 평가했다. 전통 산업의 상징이던 자동차 광고 비중이 줄어든 자리를 기술 기업들이 메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고 효과 분석업체 아이스팟에 따르면 2012년 슈퍼볼 광고 시간의 약 40%를 차지했던 자동차 업체 비중은 지난해 7%까지 떨어졌다.
올해 슈퍼볼 광고 단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0초 기준 평균 8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7억원에 거래됐고, 일부 슬롯은 1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높은 가격에도 광고는 조기 완판됐다. 비용 부담으로 광고를 포기한 일부 자동차 업체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자동차 업계의 이탈 배경으로는 공급망 불안, 관세 리스크, 전기차 시장 둔화 등이 거론된다. 반면 AI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슈퍼볼 광고를 선택했다. 업계에서는 AI 기술 경쟁이 개발·성능 단계에서 벗어나, 대중 인지도와 신뢰를 확보하는 국면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본다.
슈퍼볼은 미국 내 시청자만 1억명을 넘는 초대형 이벤트다. AI 기업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대중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무대다. 특히 생성형 AI를 둘러싼 규제 논의와 신뢰 이슈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기 개최지인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인근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일대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호텔이 매진됐다. 지역 스포츠 행사 유치를 담당하는 베이지역유치위원회는 이번 슈퍼볼이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지역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AI 기업들이 슈퍼볼 광고에 나섰다는 것은 기술 경쟁의 무대가 개발자와 기업을 넘어 일반 소비자로 확장됐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AI 시장은 성능뿐 아니라 브랜드 신뢰와 이미지 경쟁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