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과거사 논의 ‘물꼬’… 한미일·한중일 협력엔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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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나라현 회담장에서 한일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나라현 회담장에서 한일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정상회담을 갖고 밀도 있는 교류와 협력에 뜻을 모았다. 양국 관계가 교역 중심의 협력을 넘어 보다 포괄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고,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중일 갈등 상황 속에서 중국에 이어 일본 정상을 만나게 되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라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한중일 협력’의 필요성도 거론하며 중일 갈등 속 양국 사이의 균형을 맞췄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본 나라현에서 진행된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경제 분야에서는 양국이 교역 중심의 협력을 넘어 경제안보와 과학기술, 그리고 국제규범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한 보다 포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관계 당국 간의 논의를 개시하기로 했다”며 “또한 인공지능, 지식재산 보호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심화시키기 위한 실무협의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출범한 ‘한일 공통 사회문제 협의체’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나가기로 했고 초국가 범죄에 대한 공동 대응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회담에선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양국이 1942년 일본에 의해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들이 희생된 ‘조세이 탄광’ 유해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하면서다. 물론 구체적 사안은 실무협의를 거치기로 한 만큼 가야 할 길은 남아 있다. 다만 양국이 과거사 논의에 대한 ‘물꼬’를 텄다는 측면에서 이 문제에 대한 양국의 분위기가 진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피어난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일본 나라현 회담장에 도착해 영접 나온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일본 나라현 회담장에 도착해 영접 나온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 ‘한미일 협력’과 ‘한중일 협력’ 모두 강조

이번 정상회담은 한일 간 ‘셔틀 외교’ 차원으로 진행된 것이지만, 일본 측의 관심은 예상을 넘어섰다.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일본 나라현을 회담 장소로 결정한 것은 물론 이날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이 대통령의 현지 숙소 앞 영접에 나서는 등 ‘각별한 예우’를 보이면서다. 중일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일본 측의 의중이 담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양국을 둘러싼 전략환경이 갈수록 엄중해지는 가운데, 일한 관계, 그리고 일한미 간의 연대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일한·일한미 간 안보협력을 포함한 전략적 공조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깊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하여 일한, 일한미가 긴밀히 협조해 대응해 나갈 것을 재확인했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중일 갈등과 관련해 “우리가 깊이 관여하거나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해 온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도 균형을 맞추는 데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인식을 함께했다”면서도 “저는 동북아 지역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함께 소통하며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존경하는 총리님의 각별한 관심에 감사드린다”며 “오늘 한일 정상회담이 보여주는 것처럼 새로운 한 해 병오년은 지난 60년의 한일 관계를 돌아보고 새로운 6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각별히, 파격적인 환대를 해주시고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 온몸을 던지다시피 특별한 배려를 해 주신 총리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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