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회장이 창업주인데… 제이에스티나, ‘또’ 자사주 팔다

시사위크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창업주인 제이에스티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차례 자사주 처분을 실시했다. / 뉴시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창업주인 제이에스티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차례 자사주 처분을 실시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주얼리·핸드백 사업을 영위 중인 제이에스티나가 새해 들어 또 한 번 자사주 처분을 단행했다. 지난해 8월에 이은 것으로, 두 차례에 걸쳐 10% 이상의 자사주를 현금화한 모습이다. 운영자금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현재 경영 및 재무 상황에 비춰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공약 이행 움직임에 따른 대응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아울러 제이에스티나의 창업주가 ‘중소기업 대통령’이라 불리는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라는 점은 이러한 행보를 더욱 주목하게 한다.

◇ 반년 새 자사주 10% 현금화

제이에스티나가 또 한 번 자사주 처분을 단행했다. 제이에스티나는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자사주 90만주 처분 결정을 알렸다.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주당 3,055원, 총 27억원에 얼터너티브자산운용에 매도한다는 내용이다. 지분 기준으로는 5.45% 규모다.

제이에스티나의 이번 자사주 처분은 지난해 8월 말 이후 약 5개월여 만이다. 당시에도 얼터너티브자산운용 등이 처분 대상이었고, 82만주의 자사주를 매도한 바 있다. 지분 기준으로는 4.97%였고 주당 4,120원, 총 34억원 규모였다.

이로써 제이에스티나는 반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10% 이상의 자사주를 처분하게 됐다. 이에 앞서 제이에스티나가 보유 중이던 자사주는 13.2%였다.

제이에스티나는 운영자금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자사주 처분 목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경영 및 재무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물음표가 붙는다. / 제이에스티나
제이에스티나는 운영자금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자사주 처분 목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경영 및 재무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물음표가 붙는다. / 제이에스티나

제이에스티나는 두 차례 자사주 처분 모두 운영자금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그보단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추진되고 있는데 따른 대응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제이에스티나는 2023년과 2024년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3분기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재무적인 측면에서도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22.13%에 불과하고 자금력을 의미하는 유보율도 488%대를 기록 중이다. 자사주를 팔아야 할 정도로 운영자금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

실질적인 배경으로 지목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추진은 속도를 내고 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건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정부·여당은 1·2차 상법 개정에 이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을 본격 추진 중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중 법안 처리를 마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다.

자사주는 주주자치 제고와 밀접한 사안이다.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하면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자사주를 매입해 보유하며 경영권 방어나 승계 등에 활용할 경우 오히려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자본시장 정상화’를 강조하고 나선 이재명 대통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도 핵심 공약으로 내건 이유다.

제이에스티나의 연이은 자사주 처분은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제도 개선의 근본 취지를 거스른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다. 물론 이는 비단 제이에스티나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다양한 방식의 자사주 처분 움직임이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등에 활용해온 기업끼리 맞교환을 단행하며 자사주를 ‘우군 지분’으로 탈바꿈시키는 대응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제이에스티나의 자사주 처분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창업주가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이기 때문이다. 제이에스티나를 설립한 김기문 회장은 현재도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제이에스티나를 이끌고 있는 김유미 대표는 그의 장녀다.

중기중앙회 회장은 ‘중소기업 대통령’이라 불릴 정도로 중소기업계에서 위상이 높다. 그만큼 업계의 모범이 돼야 하고, 정부와의 소통 및 교감도 중요하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정책 취지를 거스르는 제이에스티나 행보는 이러한 측면에서 물음표가 붙는다는 지적이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중기중앙회 회장이 창업주인데… 제이에스티나, ‘또’ 자사주 팔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