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법률가이드] 임상시험 정보, 회사 홈페이지에 게시할 수 있을까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제약회사가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과 임상시험 진행 현황을 기업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연구개발 단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의 기술적 방향성을 설명하기 위한 목적에서 임상시험 정보를 공개하려는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만 임상시험 정보는 일반적인 기업 홍보 콘텐츠와 달리 「약사법」을 비롯한 임상시험 관련 규제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영역으로, 게시 범위와 표현 방식에 따라 법적 리스크를 수반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 공고와 관련된 절차는 약사법 제34조 제3항 제3호,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및 의약품 임상시험 관리기준(KGCP) [별표 4] 제7호 라목에서 정한 사항을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해당 규정은 임상시험 대상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상자가 임상시험 참여 여부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으로서, 모집 공고에 포함될 수 있는 정보의 범위와 표현 방식에 대하여 비교적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모집 공고 관련 기준이 신문, 전단, 병원 게시판과 같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체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임상시험 실시기관 또는 의뢰자가 승인받아 활용하는 모든 모집 공고 매체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회사 공식 홈페이지, 모바일 웹페이지, SNS를 통해 연결되는 안내 페이지 등 전자적 전송매체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배포한 임상시험대상자 모집 가이드라인(민원인 안내서) 또한 온라인·모바일·웹사이트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모집 공고가 가능함을 전제로 하되, 그 내용과 형식은 반드시 관련 법령과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사전 승인 범위 내에서 운영되어야 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정보라 하더라도, 그 실질이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에 해당하거나 이에 준하는 경우에는 동일한 규제 체계가 적용된다는 의미다.

실무상 가장 빈번하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허가 전 단계의 임상시험용 의약품에 대한 표현 수위다. 임상시험은 본질적으로 안전성·유효성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연구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홈페이지나 모집 안내 문구에서 효능·효과 또는 안전성이 이미 검증된 것처럼 표현하는 경우 약사법상 허위·과장 광고 또는 미허가 의약품 광고로 평가될 소지가 있다. 

예컨대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 안전성이 확인됐다,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하다 등 같은 표현이나 △임상시험 참여를 통해 치료적 이익이 보장되는 것처럼 오인하게 하는 설명 △특정 질환의 치료·예방 효과가 확정적인 것처럼 단정적으로 암시하는 표현 등은 모두 사용이 제한된다. 

아울러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이 허가된 약품을 사용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임상시험용 의약품이 안전하다고 단정적으로 기술하는 경우 역시, 임상시험의 연구적 성격을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어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모집 대상자 선정 기준과 관련해 IRB에서 승인된 임상시험계획서 또는 모집 공고에 기재된 기준과 달리, 성별·연령 등을 임의로 제한하여 특정 대상자만 참여하도록 공고·모집하는 행위는 절차 위반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사례비·교통비 등 금전적 보상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표현 △고수입 알바, 단기간 고액 보상 등 경제적 이익을 전면에 내세운 표현 △알바 등 단순 근로로 오인될 수 있는 문구 △식약처 인증, 정부 승인 임상 등 규제기관이 임상시험 자체를 보증한 것처럼 오인될 수 있는 표현 △지인 추천 시 수당·상품권 제공 안내 △위험성에 대한 설명 없이 보상만을 강조하는 정보 등은 임상시험 참여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특히 홈페이지와 같은 전자적 전송매체는 기기 환경에 따라 정보 노출 방식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IRB에서 승인된 내용과 대상자에게 실제로 전달되는 정보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모집 공고 문안뿐만 아니라 주요 표현, 페이지 구성 등 전반적인 노출 방식까지 IRB 심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홈페이지 게시물은 다른 매체로 공유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원본 모집 공고문의 출처를 명확히 표시하고 승인 내용과의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는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임상시험 정보의 공개는 기업 신뢰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기업 입장에서는 홈페이지 개편이나 파이프라인 공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홍보 관점에 그치지 않고 임상시험 규제 체계 전반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제도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전제로 한 신중한 접근이야말로 장기적으로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다.

윤다영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 약사
서울대학교 약학과 졸업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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