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AI 확장' vs 신한 '리더 혁신'…금융 대전환 전략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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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사진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각 사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국내 양대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나란히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금융 대전환’을 핵심 화두로 내세웠지만, 접근 방식에서는 온도차를 드러냈다. KB금융은 인공지능(AI)을 앞세운 사업 확장과 포트폴리오 확대에 방점을 찍은 반면, 신한금융은 리더십 혁신과 조직 내 실행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9일 열린 ‘2026년 상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AI를 전략적 무기로 삼아 사업 모델과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 회장은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AI 기술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고객으로 확장해야 한다”며 임원 모두가 전략가이자 혁신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KB금융의 전략은 ‘확장’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은행·증권·보험 등 계열사를 하나로 묶는 ‘ONE KB’ 전략을 통해 자산관리(WM)와 중소기업·소상공인(SME) 부문을 핵심 성장 축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KB WM 부문은 머니무브 가속화와 부의 집중 심화로 인한 자산관리 환경 급변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SME 부문은 대출 중심 거래를 넘어 투자·자금관리·리스크관리까지 아우르는 통합 금융 서비스로 도약할 계획이다.

AI 전환(AX) 역시 개별 기술 도입을 넘어 수익 창출과 리스크 관리 전반에 내재화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활용해 고객과 사회에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워크숍 참석자들은 공감했다.

KB금융은 이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를 통해 고객·사회·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한 차원 높은 금융그룹으로 ‘레벨업’한다는 전략이다. 워크숍에서 전략담당(CSO) 조영서 부사장과 재무담당(CFO) 나상록 전무는 △사업모델과 일하는 방식의 전환 △새로운 시장 및 고객 확장을 위한 그룹의 핵심 과제와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생산적 금융·포용적 금융·신뢰받는 금융으로 대표되는 금융 대전환을 가속화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 KB의 ‘AI 기술 잘 쓰는 전략가“ vs 신한의 ‘혁신적인 리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사람’과 ‘리더의 책임’을 전면에 내세웠다. 진 회장은 2박 3일간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별도 사회자 없이 토론을 이끌었고, 리더들이 혁신의 주체로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한금융의 전략 키워드는 ‘내실’과 ‘실행’이다. 진 회장은 △AX·DX △생산적 금융 △금융소비자 보호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면서도 “알맹이 있는 진짜 혁신”을 강조했다. 임원들은 각자의 혁신 실패 사례를 진단하고, 만다라트 작성과 끝장토론을 통해 실행 계획을 구체화했다.

이 프로그램들은 기술보다 먼저 리더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변화는 어렵다는 진 회장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KB·신한금융 2026 경영전략회의 개요 /최주연 기자

금융업계는 국내 금융지주사 양대산맥인 두 그룹 모두 금융 대전환, AI 활용, 생산적 금융을 공통 목표로 삼고 있지만 전략의 출발점은 다른 것으로 분석한다. KB금융이 AI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과 시장을 넓히는 ‘확장 전략’을 택했다면, 신한금융은 리더십과 조직 문화를 먼저 정비하는 ‘내재화 전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는 기술과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성장 동력을 찾고, 신한은 사람과 실행력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는 접근”이라며 “같은 위기 인식 속에서도 금융 대전환을 풀어가는 해법은 각 그룹의 리더십 철학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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