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박수 칠 때 떠났다. 황재균(KT 위즈)이 은퇴를 선언했다. 스스로 택한 은퇴지만 황재균은 한 가지 아쉬움을 말했다.
KT는 지난 19일 황재균이 은퇴를 선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당초-서울이수중-경기고를 졸업한 황재균은 2006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4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다. 이어 히어로즈-롯데 자이언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KT에서 20년간 선수로 뛰었다.
통산 2200경기에서 2266안타 227홈런 235도루 1172득점 1121타점 타율 0.285 OPS 0.785를 기록했다.
꾸준함의 상징이다. 2011년부 7월 8일부터 2016년 4월 29일까지 618경기를 빠짐없이 출전, 연속 경기 출장 3위에 올랐다. 이때 '철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또한 2011년부터 올해까지 14시즌 연속 100안타를 때려냈다. KBO리그 역대 7호 대기록. 우타자로 한정하면 이대호(2004~2022년) 이후 최초다.

올 시즌도 꾸준했다. KT가 허경민을 영입하며 황재균은 백업으로 밀렸다. 황재균은 비시즌 12kg을 감량하고 외야수 글러브까지 준비하는 등 철저하게 자신을 갈고닦았다. 그 결과 1루수 주전 자리를 꿰찼고, 112경기에서 106안타 7홈런 50득점 48타점 타율 0.275 OPS 0.715를 기록했다.
그렇기에 예상치 못한 은퇴다. 황재균은 시즌 종료 후 FA를 선언, KT와 협상 중이었다. 공식적으로 KT 선수가 아님에도 팀 행사에 참가할 정도로 팀에 대한 애정이 컸다.
황재균은 20일 구단 유튜브 '위즈TV' 영상을 통해 은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나이가 들고 은퇴라는 고민을 오랫동안 계속해 왔다. 구단에서 좋은 제안을 주셨지만, 제가 은퇴라는 것에 대해서 되게 고민을 많이 했다"며 "제가 스스로 만족을 못 느낄 만한 성적을 내면서부터 고민을 했었다. 그래도 1군에 뛰면서 마무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했다.
스스로 택한 은퇴다. 아쉬운 점은 없을까. 황재균은 "그냥 1년만 더 100안타를 쳤으면 우타자 최초 15년 연속이었다. 그게 아쉽다. 하지만 제 스스로 야구 인생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것에 대해 저는 정말 행복한 야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황재균은 100안타 기록에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지난 9월 23일 14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려낸 뒤 "연속 100안타가 계속 이어지는 건 알고 있긴 했다. 올해는 끊길 줄 알았다. (시즌) 초반에 시합을 많이 못 나가서, 올해는 끊기겠다고 생각했는데, 시즌 막바지라도 간당간당하게 쳐서 기분 좋다"면서 "안 다치고 꾸준히 경기를 나가서 누적 기록이 좋다고 생각한다. 누적 기록이 안 좋으면 시합을 못 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이나마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이)대호 형은 워낙 대단한 타자다. 바로 밑이라는 것은 기분이 또 좋다"라고 답했다.
아쉽게도 은퇴와 함께 기록 행진도 마감됐다. 하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황재균이 선택한 길이다. 황재균은 기록 연장보다는 박수 칠 때 떠나길 택했다. 마지막이 더욱 아름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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