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이동통신 3사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국가의 기반 인프라를 책임지는 통신사의 보안 체계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고객 신뢰가 곤두박질쳤다.

다행히 인공지능(AI) 사업에서는 성과를 보였다. 이통 3사는 AI 데이터센터(AIDC)를 미래 먹거리로 꼽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으며 내년에도 AI 사업을 확장할 전망이다.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
지난 4월 SK텔레콤(017670) LTE·5G 서비스 전 이용자 2324만4649명의 △휴대전화번호 △가입자식별번호(IMSI) △유심 인증키(Ki·OPc) 등 총 25종 개인정보가 해킹을 통해 유출됐다.
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SK텔레콤에 과징금 약 1348억원을 부과했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과징금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해킹 사태를 수습하고자 SK텔레콤은 약정고객 해지 위약금 면제, 2400만 SK텔레콤 고객이 모두 이용 가능한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 등 대규모 고객 보상안을 내놨다.
대규모 해킹 사태 여파로 SK텔레콤은 2000년 이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9781억원, 영업이익 4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23%, 영업이익은 90.9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166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SK텔레콤에 이어 KT(030200)도 대규모 해킹 사고를 겪었다. 지난해 10월부터 불법 펨토셀이 KT망에 접속해 현재까지 368명의 무단 소액결제가 발생하고 2만2227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KT는 무단 소액결제 사태 대응 과정에서 수차례 피해자, 피해액을 정정하면서 피해 규모를 축소하려다 질타를 받았다.
또한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3월부터 알고도 1년 넘게 사건을 은폐한 정황이 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을 통해 드러났다. 조사단은 서버 포렌식 분석 등을 통해 과거 KT에 BPF도어 등 악성코드 침해사고가 발생했으며, KT가 이를 신고하지 않고 자체 처리한 사실을 확인했다.
KT는 무단 소액결제 피해·개인정보 유출 사태 후속 조치로 전 가입자 대상 유심 무상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SK텔레콤과 달리 개인정보 유출 정황이 확인된 2만2000여명에게만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최근 LG유플러스(032640)의 인공지능(AI) 통화 앱 '익시오'에서 이용자의 통화 내용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익시오 서비스의 운영 개선 작업 과정에서 캐시(임시 저장 공간) 설정 오류로 고객 36명의 일부 △통화 상대방 전화번호 △통화 시각 △통화내용 요약 등 정보가 다른 이용자 101명에게 일시적으로 노출됐다. 단, 주민등록번호, 여권번호 등 고유식별정보와 금융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간 LG유플러스는 익시오의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강조하며 민감한 통화 데이터를 안전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홍보해 왔다.
이번 사고로 LG유플러스가 익시오 사용자의 통화 관련 정보 및 통화 내용 요약본을 서버에 임시 저장해 왔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과장 홍보 논란도 일었다.
또 LG유플러스는 해킹 전문매체 '프랙'의 보도로 해킹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 8월 프랙은 해커가 LG유플러스의 외주 보안업체 '시큐어키'를 해킹해 얻은 계정 정보로 LG유플러스 내부망에 침투해 △8938대 APPM(계정 권한 관리 시스템) 서버 정보 △4만2256개 계정 △167명 직원정보를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MNO 시장 포화에 'AIDC' 집중
통신 3사는 이동통신(MNO) 시장이 포화 상태를 보이면서 AIDC에 집중했다.
올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올 3분기 통신 3사의 AIDC 합산 매출은 총 5019억원으로 전년 대비 27.3% 증가했다. △SK텔레콤은 1498억원 △KT의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사업 자회사 KT클라우드는 2490억원 △LG유플러스는 103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53.8% △20.3% △14.5% 늘어난 수치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울산 AI DC를 구축하고 있다. 울산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총 1기가와트(GW) 이상 규모로 확대하고, 서남권에도 AI DC를 세워 국내 거점을 강화한 뒤 베트남·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지난 10월 오픈AI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서남권 지역에 AI DC 설립 추진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정부가 진행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5개사 중 한 곳으로 선정돼 한국을 대표할 원천 모델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KT는 최근 국내 최초로 리퀴드 쿨링(액체 냉각)을 상용화한 상업용 DC인 '가산 AI DC'를 개소했다. 가산 AI DC는 연면적 약 1만1046평, 지하 5층·지상 10층 규모로 조성됐으며, 총 수전 용량 40MW, IT 용량 26MW를 갖춘 대형 인프라 시설이다.
가산을 시작으로 서부권역을 포함한 국내 주요 거점에 500MW 이상 규모의 인프라를 중장기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파주에 50MW 규모 AI DC를 건설 중이며 2027년 준공을 목표하고 있다. 또 코람코자산운용과 손잡고 설계·구축·운영(DBO) 사업에 진출하는 등 관련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유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데이터센터의 약 80%를 통신 3사가 소유하고 있다"며 "용량 확대 지속, 빅테크 협력과 공기관 중심 클라우드로의 전환 수요, 통신 구독자 수를 활용한 AI 에이전트 서비스 확대를 바탕으로 통신 3사 탑라인은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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