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아그네스' 윤석화 별세… 손숙 "70살에 해보고 싶은 작품 있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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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故 윤석화./유튜브 채널A News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뇌종양으로 투병하던 '한국 연극계의 큰별' 배우 윤석화가 19일 오전 10시쯤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유족과 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69세로 별세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연극과 뮤지컬계 동료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세자매> 등에 함께 출연하며 고인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배우 손숙은 “후배를 먼저 보낸 선배로서 할 말이 없다. 너무 참담하다”며 깊은 슬픔을 전했다.

그는 “워낙 재주가 많은 후배였다. 그래서 더 아쉽다”며 “인생 계획도 많아서 70세가 되면 꼭 해보고 싶다는 작품이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채 1년 남기고, 결국 못하고 가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인은 투병 중이던 지난해 8월, 손숙의 배우 인생 60주년 기념 공연 <토카타>에 우정 출연하며 무대에 대한 마지막 열정을 불태웠다.

뮤지컬 1세대 배우 남경주는 고인의 따뜻했던 생전 모습을 회상했다. 그는 “1984∼85년쯤 공연 연습 때문에 탭댄스 슈즈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워 포기하고 있었다”며 “누나가 (그 사실을 알고) 미국에서 신발을 사다 줬다. 제게는 너무나도 고마운 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를 너무 사랑하셨던 분이었다.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하고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특히 누나가 ‘객석’을 인수해 발행인으로 활동한 덕분에 연극계나 뮤지컬계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고인을 기렸다.

'한국 연극계의 큰별' 배우 윤석화가 19일 오전 10시쯤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유족과 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69세로 별세했다./유튜브 채널A News

고인이 제2대 이사장을 지내며 ‘연극인 자녀 장학사업’ 등을 도입했던 한국연극인복지재단도 애도의 뜻을 밝혔다. 길해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은 “윤석화 선생님은 한국 연극계의 큰 기둥이자, 예술인 복지의 필요성과 가치를 누구보다 일찍 인식하고 실천하신 분”이라며 “재단의 기반을 다지고 연극인의 권익 보호와 복지 확대를 위해 헌신하신 고인의 노고는 한국 공연예술계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윤석화는 연극과 뮤지컬, 영화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배우 활동 외에도 뮤지컬 제작자, 공연예술 전문지 ‘객석’ 발행인, 소극장 ‘정미소’ 운영 등 공연예술 전반에 걸쳐 폭넓은 발자취를 남겼다. 2021년 연기 인생 50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올리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던 중 뇌종양 진단을 받고 수술 후 투병 해 왔다.

유족으로는 남편 김석기 전 중앙종합금융 대표와 아들, 딸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1일 오전 9시,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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