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유진형 기자] 배구 경기가 끝나면 양 팀 선수들은 네트를 바라보고 도열한 뒤 서로 악수하며 격려한다. 이때 감독은 상대 감독과 악수를 하고 자신의 코트에서 선수들을 기다린 뒤 하이파이브를 하며 경기를 마무리한다.
그런데 이날은 조금 달랐다. OK저축은행 신영철 감독이 상대 코트를 향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상대 팀 모든 선수와 악수하며 어깨를 두드렸다. 왜 그랬을까.
OK저축은행은 지난 17일 부산 강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3라운드에서 우리카드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3-2(23-25 25-21 25-21 21-25 15-13) 승리를 거뒀다. 우리카드를 풀세트 접전 끝에 잡은 OK저축은행은 3위로 도약하며 상위권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5세트 막판까지 치열했던 경기였다. 5세트 14-9를 만들며 이대로 끝날 거 같았던 경기가 우리카드의 4연속 득점으로 OK저축은행을 압박했다. OK저축은행은 14-13에서 송희채의 퀵오픈으로 힘겹게 경기를 마무리 짓고 포효했다.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뒤 이민규 세터는 바닥에 주저앉고 거친 숨을 내쉬기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전광인과 디미트로프(20점), 송희채(17점), 박창성(11점)이 공격을 이끌며 홈 5연승을 이끌었고 신영철 감독은 환하게 웃었다.

경기 후 신영철 감독이 멋진 경기를 펼친 우리카드 선수들을 챙겼다. 우리카드에는 과거 신영철 감독이 우리카드를 이끌 당시 함께 했던 제자들이 많았다. 약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는 '봄배구 전도사'란 별명답게 신영철 감독은 한태준, 김지한 등 우리카드 주전 선수들의 대부분을 키워냈다. 옛 제자를 향한 스승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우리카드 선수들도 신영철 감독에게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하며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승리로 OK저축은행은 KB손해보험(이상 승점 22)을 제치고 5위에서 3위로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렸다. 반면 우리카드는 연승이 2경기에서 멈췄다. 6승9패 승점 19를 기록, 남자부 6위에 머물렀다.
[경기 후 신영철 감독이 우리카드 옛 제자들과 악수하며 격려했다 / 한국배구연맹(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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