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에 던지고 싶다, 욕도 두배로 먹고 짜릿함도 두배…” 영웅군단의 진짜 영건으로 인정받은 영건, LG 김진성을 품고 마운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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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건/원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욕도 두배로 먹고 짜릿함도 두 배.”

LG 트윈스 김진성(40)과 SSG 랜더스 노경은(41)은 대표적인 대기만성 불펜이다. 30대 후반, 40대가 됐는데 경기력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투수들이다. 내년에도 두 팀의 핵심 불펜으로 뛸 게 확실하다.

조영건/원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그리고 그 두명의 불펜은 10개 구단 젊은 불펜들에게 귀감이 된다.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부터 투구하는 모습, 경기 후 마무리를 하는 모습까지. 키움 히어로즈 새 마무리 조영건(26)은 마음 속에 두 사람을 품고 마운드에 올랐다.

조영건은 백송고를 졸업하고 2019년 2차 2라운드 14순위로 입단한 우완투수다. 한화 이글스 손혁 단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 간혹 대체 선발투수로 나갔으나 꾸준하지 못했다. 끝내 선발로 성공하지 못했고, 두산 베어스 홍원기 수석코치가 감독을 맡던 시절에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단, 작년에 25경기에 나가긴 했다.

그랬던 조영건이 올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언젠가부터 셋업맨을 맡더니 마무리 주승우가 토미 존 수술을 받자 마무리 역할까지 수행했다. 키움 불펜은 내년에 김재웅이 돌아오지만, 조영건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올 시즌 51경기서 5승5패8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5.68. 피안타율 0.275, WHIP 1.57로 보듯 여전히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자신의 최고 시즌을 보냈다. 아직 애버리지가 없는 선수라서 좋은 구간을 길게 가져가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달 말 원주 태장체육단지야구장에서 만난 조영건은 포크볼을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빠르지 않은 패스트볼과 커브만으로는 어려움이 있었다. ABS 시대에 포크볼은 필수다. 조영건은 체격조건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수직무브먼트가 좋은 편이다.

조영건은 “포크볼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서, 포크볼 하나만 훈련을 했다. 김수경 코치님, 노병오 코치님이 알려주시고 계속 그것만 던지니까 좀 알 것 같다. 내년엔 더 많은 삼진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안 던지던 구종은 아니었다. 조영건은 “수치가 되게 안 좋았다. 삼진을 잡을 수 없어서 되게 힘들었다. 삼진이 나와야 할 타이밍에 다 (파울)커트가 되다 보니 내가 던질 수 있는 구종이 없었다. 인플레이 타구가 많이 나오니까 안타도 많이 내줬다. 투구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지금 연습을 하는 포크볼로 삼진을 많이 잡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영건은 “ABS 시대 자체가 커브와 포크볼이 중요하다. 나도 수직 무브먼트형 투수다. 포크볼이 가장 효율적인 구종이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했다.

마무리를 하며 많이 느꼈다. 조영건은 “7~8회에 나갈 땐 위기가 되면 다음투수가 막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승우를 많이 생각했다. 마무리가 되니까 역전이 될 때까지도 내가 던져야 되더라. ‘아, 내 뒤가 없구나’라는 부담이 컸다. 시즌 중반에는 생각을 바꿔서 편해졌다. 3점차면 세이브 상황서 2점을 줘도 되는 것이다. 2점차면 1점만 주고 막아도 세이브니까. 1점차는 솔직히 모든 투수가 다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건 내가 이겨내면 된다고 생각하니 편해지더라”고 했다.

김재웅이 돌아온다. 조영건은 “재웅이 형이랑 야구를 오래했다. 기댈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존재다. 솔직히 8회에 던져도 좋고 9회에 던져도 좋다. 물론 9회에 던지는 게 좋긴 하다. 욕도 두 배로 먹고 기쁨도 두 배다. 두 배로 짜릿한 것 같다”라고 했다.

조영건은 KBO리그 최고타자 르윈 디아즈를 잡고 싶다. 그리고 김진성처럼 롱런하고 싶다. “디아즈를 올해 한번도 못 잡은 것 같다. 되게 까다로웠던 타자는 문현빈(한화 이글스)이다. 아웃을 한번만 잡은 것 같다. 내 공에 타이밍이 잘 맞더라”고 했다.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경기. 키움 조영건이 8회말 무사 1-3루에 교체되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그러면서 “LG 김진성 선배님은 되게 많은 경기에 나간다. 진짜 나도 몸 관리를 잘해서 그런 투수가 되고 싶다. 노경은 선배님도 3경기에 2경기 꼴로 나가는 것 같다. 한 경기 잘 던지고 며칠 부진한 것보다 몇 타자를 잡아도 매일 나갈 수 있는, 팬들에게도 내가 나가면 이길 수 있다는 이미지를 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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