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전 김희수 기자] 오랜만에 조근호의 이름 석 자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우리카드가 1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치러진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3-1(27-25, 21-25, 25-20, 25-19)로 꺾고 연승을 달렸다. 하파엘 아라우조(등록명 아라우조)-김지한-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가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고르게 활약했고, 박진우-박준혁-조근호도 각각 블로킹 2개씩을 잡아내며 이상현의 공백을 함께 지웠다.
승장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은 “늘 상대 코트에서 일어날 일보다는 우리 코트에서 일어날 일에 집중하자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래서 미힐 아히(등록명 아히)가 뭘 할지를 신경 쓰기보다는 우리가 아히를 어떻게 막을지에 집중하는 게 중요했다. 김우진을 상대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경기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상대의 세 명의 세터가 들어올 때 그 스타일에 맞게 적응해나가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김요한이라는 새로운 스타일의 공격수를 상대하는 방식에서의 적응도 마찬가지였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우리카드의 최대 과제는 단연 이상현의 공백을 잘 메우는 것이었다. 2m의 신장과 경쾌한 스윙을 앞세워 팀 공격과 블로킹 시스템의 핵심 역할을 해온 이상현은 지난 한국전력전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고, 약 한 달여의 결장이 예상된다. 이날 경기에서는 어깨 보호대를 한 채로 관중석에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행히 이상현의 공백은 세 명의 미들블로커들이 합작해서 틀어막았다. 베테랑 박진우가 중심을 잡았고, 박준혁은 1세트를 끝내는 결정적인 블로킹 한 방을 터뜨렸다. 조근호는 경기 중반부 이후에 들어와서 공격과 블로킹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파에스 감독은 “박진우는 중앙에서 블로킹을 리딩하는 역할을 잘해줬다. 반면 박준혁은 조금 기복이 있었다. 정말 잘하다가도 경기력이 처지길 반복했다. 그래서 조근호를 투입하게 됐다”는 설명을 먼저 내놨다.
이후 파에스 감독은 조근호를 칭찬했다. 그는 “조근호가 이렇게 좋은 경기를 펼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뻤다. 자신의 첫 득점을 블로킹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후 플레이가 더 수월했을 것이다. 알리-아라우조-김지한이 조금 더 편안하게 리스크를 감수할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어야 했기 때문에 조근호를 투입한 건데, 결과적으로 올바른 선택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조근호를 치켜세웠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현의 빠른 복귀를 희망하는 파에스 감독이다. 그는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상현의 복귀 시점을 앞으로 당기는 것이다. 하지만 치료 및 회복 상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우선 다음 주부터는 가벼운 볼 운동 정도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코트 위에서의 생각을 유지할 수 있게끔, 몸 상태만 돌아오면 경기에 나설 수 있게끔 준비시켜보겠다”고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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