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접수한 버추얼 아이돌의 침공...무대 위 '현실 vs 가상' 전쟁

마이데일리
이세계아이돌/이세계아이돌 공식 SNS

[마이데일리 = 오가빈 인턴기자] 버추얼 아이돌의 부상이 K팝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더 이상 실험적 콘텐츠가 아닌, 현실 아이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하나의 주류 장르로 자리 잡으며 무대 위 경쟁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결합이 만들어낸 현상으로 '현실 아이돌과 가상 아이돌의 공존'이라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세계아이돌은 버추얼 아이돌의 대중화 흐름을 이끈 대표적인 팀이다. 인터넷 방송인 우왁굳이 기획한 이세계아이돌은 버추얼 유튜버 문화와 아이돌 시스템을 결합해 폭발적인 팬덤을 형성했다. 웹 기반 팬층이 두꺼워 오프라인 행사나 굿즈 판매 등 현실 아이돌 못지않은 영향력을 보여주었다. 이는 '버추얼 아이돌도 충분히 시장성을 가진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플레이브의 콘서트 현장/플레이브 공식 SNS

이러한 버추얼 아이돌의 흐름을 결정적으로 확장시킨 팀은 플레이브(PLAVE)다. 2023년 데뷔한 플레이브는 퍼포먼스, 콘셉트 모두에서 완성도를 높이며 K팝 의 흐름을 뒤흔들었다. 지난 8월에는 6개국 6개 도시에서 아시아 투어를 진행했고, 오는 11월 21·22일에는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데뷔 2년도 되지 않은 '가상 아이돌'로서는 이례적인 규모로, 현실 아이돌과 동일한 무대 스펙을 갖춘 최초의 사례로 평가된다.

버추얼 아이돌의 강점은 분명하다. 물리적 활동의 한계가 없고, 사생활 리스크가 거의 없으며, 기술적 발전에 따라 유연하게 세계관과 무대를 확장할 수 있다. 무대 위 퍼포먼스 역시 AR, VR 등 최첨단 기술과 결합해 현실 아이돌이 구현하기 힘든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일부 팬들은 "현실 아이돌이 할 수 없는 퍼포먼스를 볼 수 있다"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현실 아이돌에게 새로운 부담을 안긴다. 엔터 업계에서는 완벽하게 설계된 가상 캐릭터와 경쟁해야 하는 현실 아이돌의 심리적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실 vs 가상' 논쟁은 K팝 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버추얼 아이돌과 현실 아이돌이 각각의 장단점을 갖고 공존하며 산업 구조와 팬덤 문화를 동시에 변화시키고 있다. 향후 관건은 누가 우위를 점하느냐가 아닌, 두 세계가 어떤 방식으로 공존의 균형점을 찾아낼지에 달려 있다. 기술과 팬덤의 엔터 시스템이 맞물린 새로운 K팝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K팝 접수한 버추얼 아이돌의 침공...무대 위 '현실 vs 가상' 전쟁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