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대한항공과의 합병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던 시장은 3분기 실적 발표로 혼란에 빠졌다. 전반적인 항공업계의 부진 속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후퇴 폭은 특히 컸고, 인수에만 신경 쓴 것 아니냐는 쓴 소리가 대한항공을 향해 날아갔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그룹 부실 이후 대한항공 인수 확정까지 3년 넘게 정상화 과제를 떠안아 왔다. 투자자들은 합병 기대감으로 반등 여력을 판단했지만, 최근 주가는 20여 년 내 최저 수준까지 밀려났다.
확정되지 않은 합병비율도 고민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은 내년 상반기 항공운항증명(AOC) 단일화를 거쳐 2027년 마무리될 계획이지만, 아시아나항공 기업가치 하락이 곧 투자자 불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아시아나항공이 약 4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는 1757억원 적자였다. 매출 역시 화물사업부 매각 여파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비용 측면에서는 위로금 등 일회성 인건비와 정비 기준 강화로 비용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경쟁력 약화 조짐이다. 특히 핵심 수익원인 미주 노선 매출 감소폭이 대한항공보다 더 컸다. 비자 심사 강화로 출장·여행 수요가 둔화한 데다, 미·중 직항 증편과 해외 항공사 진입 확대가 영향을 미쳤지만, 아시아나 감소율은 -18%로 대한항공의 -12%보다 컸다.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재무개선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로 고금리 부채를 일부 상환하며 개선의 실마리를 찾는 듯했으나, 올해 누적 적자로 3분기 부채비율은 다시 1187%까지 뛰었다. 자회사 에어부산·에어서울도 동남아·일본 노선 공급과잉에 부진을 겪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도 부담이다. 미주 등 40개 노선에서 10년간 물가상승률 이상의 운임 인상이 금지되면서 수익성 개선 여지가 제한된다. 실제로 대한항공 국제선 단가(Yield)는 일 년 새 km당 11원 낮아져 실적에 영향을 줬다.
다만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요구한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호놀룰루 등은 경쟁사의 공급량 확대로 상황이 해제될 전망이고, 아시아나항공의 스타얼라이언스 탈퇴가 이뤄지면 대한항공 스카이팀 체계에서 운항하게 돼 시장집중 문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포인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