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항공 운수권 배분서 자카르타 집중… 괌·시애틀 노선은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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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동남아 최대 비즈니스 도시로 손꼽힌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왼쪽 아래 원형 건축물)과 도심 야경. / 인도네시아 관광청, 셔터스톡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동남아 최대 비즈니스 도시로 손꼽힌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왼쪽 아래 원형 건축물)과 도심 야경. / 인도네시아 관광청, 셔터스톡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0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독과점이 우려되는 10개의 국내선·국제선 노선 재분배 신청서 접수를 마감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운수권에 많은 관심을 보인 것과 달리 괌이나 시애틀 등 미주 노선은 신청 항공사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재분배 되는 노선은 국내선 김포·광주∼제주 2개 노선이며, 국제선은 △인천∼시애틀 △인천∼호놀룰루 △인천∼괌 △부산∼괌 △인천∼런던 △인천∼자카르타 등이다. 이 가운데 인천∼호놀룰루와 인천∼런던 노선은 미국과 영국 경쟁당국이 각각 대체 항공사로 에어프레미아와 영국의 버진애틀랜틱항공을 지정했다. 사실상 시장에서 재분배되는 국제선은 인천∼시애틀과 인천·부산∼괌, 인천∼자카르타 4개 노선인 셈이다.

LCC들은 인천∼자카르타 노선에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노선 운수권 쟁탈전에 참전한 항공사들은 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 등 LCC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동남아시아 최대의 비즈니스 도시로 꼽힌다. 비즈니스(상용) 수요가 꾸준한 만큼 항공권 운임도 동남아 노선들 중 상대적으로 높다. 또한 올해 1∼10월 기준 인처∼자카르타 노선을 이용한 여객 수는 39만8,000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으며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10월 수요의 99% 수준까지 회복됐다.

또한 올해 1∼10월 자카르타 노선 항공편 1편당 탑승객 수도 평균 234명으로, 국내 LCC들이 운용 중인 협동체 보잉 B737-8(MAX) 계열이나 에어버스 A321 계열이 대체로 189∼200석 안팎임을 감안하면 운수권을 확보하는 항공사는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많은 항공사들이 자카르타 노선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반면 괌이나 시애틀 노선에서 대해서는 관심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호시노 리조트 리조나레 괌
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대양주 휴양지인 괌 여행 수요가 급감했다. 사진은 호시노 리조트 리조나레 괌에서 내려다 본 리조트 및 바다 전경. / 호시노 리조트 리조나레 괌

괌 노선의 경우 최근 공정위 규제로 인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5개사가 운항편(공급석)을 2019년의 90% 수준까지 대폭 늘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는 상황이다. 결국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이번 동계스케줄 기간 괌 노선 운항을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아울러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달러를 사용하는 여행지의 노선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괌이 대표적이다.

올해 달러 환율은 1월초 기준 1달러당 1,470원대로 출발했다. 이후 5월말쯤에는 1,380원대 안팎으로 소폭 떨어졌고 9월 중순까지 1,390원대에 머물렀으나, 9월말부터 다시 1,400원대로 높아진 후 현재는 1,460∼1,470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달러 환율이 치솟으면 달러를 사용하는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경우 여행경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올해 괌 여행 수요도 급감했다. 올해 1∼10월 인천∼괌 노선 항공편 이용객은 총 56만2,000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으며 2019년 1∼10월과 비교하면 반타작(42.5% 감소) 수준이다. 1편당 평균 탑승객 수도 2019년 1∼10월 기간은 197명 수준이었지만, 올해 1∼10월에는 169명으로 약 15% 줄었다.

이러한 만큼 LCC들이 괌 노선에 관심을 보일리는 만무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미주 노선 취항이 가능한 LCC로는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있지만, 이번에 재분배 대상에 오른 인천∼시애틀 노선에 대해서는 신청서를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미국 본토의 시애틀 노선의 경우 취항할 수 있는 항공사가 제한적이다. 현재 미주 노선을 운항 중인 티웨이항공이나 에어프레미아가 취항을 할 수 있지만 관심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미 샌프란시스코, 뉴욕(뉴어크 리버티), 로스앤젤레스(LA), 하와이 호놀룰루 4개의 미주 노선에서 운항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에어프레미아는 B787-9 기재 8대를 보유 중이다. 연내 9호기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지만 취항 중인 노선이 총 8개인 점을 감안하면 항공편이 넉넉하지 않아 시애틀까지 신규 취항은 어려워 보인다.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에 이어 지난 7월 캐나다 밴쿠버 노선에 취항하면서 미주 노선을 개척했다. 그러나 티웨이항공의 인천∼밴쿠버 운항편 탑승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은 밴쿠버 노선에 대체로 246석 배치의 A330-200 기재를 투입하는데, 취항부터 약 4개월간(7월 12일∼11월 12일) 142편(왕복)을 운항했고 총 2만6,000여명의 여객이 탑승했다. 1편당 평균 탑승객 수는 186명으로, 246석 기준 탑승률은 약 75%다. 인천∼밴쿠버 노선에서 대한항공이나 에어캐나다를 이용하는 여객 수가 평균 280명, 266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적은 편이다.

현재 인천∼시애틀 노선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델타항공이 운항을 이어오고 있었으며, 그리고 지난 9월 알래스카 에어 그룹의 자회사 하와이안항공이 신규로 취항하며 4개사가 경쟁을 하고 있다. 또한 시애틀은 항공자유화 노선으로, 당장 급하게 취항하지 않아도 향후 준비를 탄탄하게 하고 여유가 될 때 취항할 수도 있다. 이러한 만큼 티웨이항공이나 에어프레미아는 당장 시애틀 노선까지 무리하게 확장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공정위 이행감독위원회는 오는 24일 1차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어 국토교통부에서 2차 심사를 거쳐 다음달 최종 배분 결과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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