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로선 딜레마다. 박찬호(30)를 놓칠 수도 없고, 잡는 것도 쉽지 않다. 놓쳤을 때 후폭풍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KIA 타이거즈는 FA 최대어 박찬호 사수를 두고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 두산 베어스의 공세를 받고 있다. 세 구단 모두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단, 4개 구단 공통으로 업계에서 언급되는 100억원은 부담스럽다는 기색이다.

박찬호 영입전 결말은 시간이 걸릴 듯하다. 선수와 에이전시는 시장가에 맞춰 받고 싶고, 구단들은 최대한 금액을 덜 들이고 싶다. 결국 심우준(한화 이글스)과 노진혁(롯데 자이언츠)의 50억원보다는 훨씬 많이 받을 것 보이지만, 100억원까지는 안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구단들이 100억원이 없어서 박찬호에게 못 주겠다는 게 아니다. 박찬호가 ‘100억원대 선수인가’에 대한 고찰을 하는 것을 떠나서 FA 시장은 어차피 정가가 아닌 시장가인 것도 안다. 그러나 다들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두산의 경우 또 다른 최대어 김현수도 노리고 있고, KT도 일단 메이저리그 쪽으로 힘을 주는 강백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롯데도 이미 영입한 외부 FA들 때문에 운신의 폭이 아주 넓은 편은 아니다.
KIA는 더 하다. 당장 이번 FA 시장에서 박찬호 외에도 최형우, 양현종, 이준영, 조상우, 한승택이라는 내부 FA들도 방어해야 한다. 전부 잡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탐색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기조를 우승 도전으로 잡았다. 어느 한 명도 놓칠 수 없다.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은 모기업에서 편성해준 특별예산으로 FA 시장을 누빈다. 즉, KIA가 박찬호에게 너무 많은 금액을 투자하면 자연스럽게 위의 5인방을 영입할 금액의 맥시멈도 줄어든다. 이는 이들과의 협상 난도가 그만큼 올라가는 걸 의미한다. 최형우의 경우 원하는 타 구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KIA는 최악을 대비해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 후보는 결국 김규성과 박민, 이적생 정현창이다. 전부 좋은 선수들이고, 충분히 기회를 주면 주전급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거기까지 가는데 시간이 걸리고, 부작용이 나타나며, 그 부작용이 패배로 이어질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박찬호를 놓치는 상황이 벌어지면 감수해야 할 일들이다.
여기서 팬들은 김도영을 유격수로 쓸 생각을 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문을 심심찮게 가진다. 그러나 김도영이 유격수로 옮기면 결국 3루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위에 언급한 선수들에 거포 유망주 변우혁이 3루수를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야수진 전체 공수생산력의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생각하면 결국 박찬호의 몫을 메우기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이 문제를 떠나서 김도영 개인을 볼 때 KIA에서 당장 다시 유격수를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에게 수비 부담을 덜 주는 게 맞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건강하면 보통의 타자가 아닌 건 모든 사람이 안다. 이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바라본다. 고교 시절 유격수를 봤으니 연습을 하면 가능은 하겠지만, 당장 프로 수준에선 김도영보다 박민과 김규성의 유격수 수비 안정감이 좋다고 봐야 한다.
또한, 김도영은 이제 다리를 평생 잘 관리해야 한다. 내야에서 활동량이 가장 많은 유격수를 소화하는 건 리스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직 20대 초반이니 지명타자를 맡을 순 없다. 그렇다면 프로에서 꾸준히 소화한 3루가 제격이다. 실제 김도영은 올해 30경기밖에 안 했지만, 수비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재학 단장과 이범호 감독이 박찬호 FA 협상, 나아가 유격수 플랜B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깊을 듯하다. KIA의 미래가 걸린 일이니 너무나도 중요한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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