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연말 인사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조직 개편과 인사 전략 재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사는 내부 역량을 극대화하고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형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 한화(000880) 건설부문, 코오롱글로벌(003070), 신세계건설(034300), DL건설(001880) 등 6개 건설사의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8월 잇따른 중대재해 사고로 정희민 전 사장이 물러난 뒤, 송치영 포스코홀딩스 그룹안전특별진단TF 팀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회사는 '안전 최우선 경영'을 내세우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올해 연말 인사에서도 추가 교체보다는 현 체제의 안정화와 조직 재정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재무통' 김형근 대표 대신, SK하이닉스 양산총괄을 맡았던 김영식 대표를 새 사령탑으로 내정했다. 김 대표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양산 체계 구축을 이끌었던 인물로, SK에코플랜트의 신사업 확장 및 향후 IPO(기업공개) 준비 과정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 역시 건설부문을 포함해 3개 계열사 대표를 새로 임명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재무 전문가 김우석 한화그룹 재무실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김 대표는 한화테크윈, 한화컨버전스 등 주요 계열사에서 경영 전반을 이끌어온 경험이 풍부하다. 그룹은 김 대표 체제 아래에서 우량 수주 확대와 재무건전성 강화, 안전경영 내실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코오롱그룹도 최근 코오롱글로벌의 새 대표이사로 김영범 코오롱ENP 사장을 내정했다. 김 대표는 1990년 코오롱 입사 이후 네 차례나 계열사 대표를 맡은 '정통 코오롱맨'으로 평가된다. 그룹은 김 대표가 부동산, 환경, 에너지 등 코오롱글로벌의 핵심 사업을 토털 프로바이더 체계로 성장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 속 '검증된 리더' 중심 안정 기조 강화
반면 불확실한 경기와 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는 대대적인 세대교체보다는 '리스크 관리'와 '조직 안정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물산(028260)은 오세철 대표가 보수적인 재무 운용과 높은 정비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리더십 안정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GS건설(006360)과 대우건설(047040)은 오너 일가가 대표직을 맡고 있어 교체 가능성이 낮고, DL이앤씨(375500)와 HDC현대산업개발(294870) 역시 현 대표 임기가 남아 있어 대규모 인사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박현철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재선임하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과 유동성 위기를 적극 대응해 재무 안정화를 이끌었다는 내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000720)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대표 교체 이후 조기 안착에 집중 중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1970년생 젊은 리더 이한우 사장을 선임했다. 올해 1월 공식 취임 이후 1년이 채 안 된 시점이어서 변화보다는 체제 안정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아 재경본부장 출신 주우정 사장이 이끌고 있다. 주 사장은 취임 직후 서울세종고속도로 청룡천교 붕괴 사고라는 중대재해를 직면하며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이후 조직 안정화와 재발 방지 체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건설업계 CEO 인사 기조는 '리스크 관리형 인사'가 뚜렷하다"며 "불확실한 경기와 원가 상승 압박 속에서 새 인물보다 검증된 리더 중심의 안정 경영이 우세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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