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서현, 김서현…”
9일 서울고척스카이돔. 한국이 2-0으로 앞선 가운데, 5회말 마운드에 김서현(21, 한화 이글스)이 올라왔다. 그러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이 일제히 김서현이라고 외쳤다. 지난 주말 체코와의 K-베이스콜시리즈는 평가전이었지만 엄연히 국가대항전이다.

그렇다고 해도 김서현을 향한 팬들의 응원 데시벨이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크게 들렸다. 실내 기자실에서도 어렵지 않게 육성이 들렸으니, 정말 컸다고 봐야 한다. 이제 김서현은 한화 팬들뿐만 아닌, 모든 야구팬의 응원을 받는 선수가 됐다.
그 정도로 시즌 막판 치명적인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부진이 시작됐다. SSG 랜더스전 9회말 결정적 피홈런 두 방으로 정규시즌 1위 도전이 ‘강제 종료’된 순간,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서 김영웅에게 결정적 3점포를 맞았던 순간,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서 박동원에게 대역전패의 씨앗이 된 투런포를 맞았던 순간.
이 모든 순간이 김서현과 한화의 데미지였다. 그리고 김서현은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경기서도 불안했다. 1이닝을 홀로 마무리하지 못한 채 볼넷 2개와 적시타 하나를 내주고 후배 정우주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포수 조형우의 “실점 신경 쓰지 마”라는 말도 김서현에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도, 대표팀 류지현 감독도 김서현의 문제를 자신감, 멘탈, 체력 등에서 찾았다. 그러나 들쭉날쭉한 제구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뒤 한가운데 포심을 던지다 결정적 한 방을 맞는 패턴이 계속 반복된다.
본래 150km대 중반의 포심이 강점이다. 그러나 슬라이더라는 변화구도 갖고 있는 선수다. 외부에선 김서현이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데 자신감이 떨어지니, 타자가 포심을 노리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포심을 넣을 수밖에 없는 김서현의 심정이 말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한다.
단순히 멘탈 이슈가 아닌, 기술적 이슈가 있다고 봐야 한다. 대표팀도 한화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 15~16일 일본과의 평가전을 마치고 대표팀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일본전서 극적으로 투구내용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내년 WBC에 데려가는 건 무리다.
물론 내년 3월까지 또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간단하게 바라볼 이슈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한화 김경문 감독, 양상문 투수코치 등과의 긴밀한 협의도 필요해 보인다. 냉정히 볼 때 김서현이 없어도 대표팀 불펜 운영에 크게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그리고 WBC는 선수의 자신감을 올리기 위한 무대가 아닌, 결과로 말하는 세계최고의 국제대회다. 증명하는 무대다.

그렇다면 결국 공은 한화에 넘어간다. 2026시즌 준비를 하면서 김서현을 살리기 위한 마스터 플랜을 꼭 세워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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