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한국전기연구원(전기연)은 변길성 에너지플랫폼연구센터 박사팀이 ‘2025년 출연연 우수 연구성과’로 선정돼 최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상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자체 개발한 ‘선제적 가상발전소(이하 Proactive VPP, Proactive Virtual Power Plant)’ 기술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으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발전소 및 송전선로의 건설 지연 등으로 전력 공급의 불안정성도 커졌다. 이에 지역 단위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분산에너지’ 시스템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분산에너지는 주로 태양광이나 풍력과도 같은 친환경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기반으로 한다. 대규모 발전소와 장거리 송전망 없이도 효율적인 전력 운영이 가능해 경제성과 지속가능성을 모두 갖춘 에너지 모델로 평가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일조량·풍량 등 외부 요인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한다.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공급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이러한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는 핵심 기술이 바로 가상발전소(VPP)다. VPP는 지역 곳곳에 분산된 에너지 자원들을 정보통신기술(ICT)로 통합·관리한다. 쉽게 말해 가상 기술을 통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에너지 생산과 분배를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변길성 전기연 박사팀은 VPP 성능 강화를 위해 ‘Proactive VPP’를 새롭게 고안했다. 이 기술로 가상현실 기반 디지털 트윈과 AI를 활용, 태양광 발전의 예측 오차 측정한 결과, 연평균 5% 이내, 풍력 발전의 예측 오차를 9% 이내로 낮췄다. 이는 현재 상용화된 국내 예측 기술의 정확도(10~15%) 대비 월등히 향상된 성능을 보여주는 결과다. 예측 정밀도, 자원 통합 속도, 계통 이행률 등 모든 항목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다.
또한, 1분 이내에 ESS 200대, 전기차 150대, 냉난방공조(HVAC) 100대를 동시에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고속 통합 제어 능력을 갖췄다. 기존 VPP가 수십 개 단위의 자원을 제한적으로 운영했던 것과 달리 Proactive VPP는 수백 개의 신재생 및 섹터 커플링 자원(가스, 열 등)까지도 하나의 가상 배터리처럼 통합 운용할 수 있다. 실제 전력시장 참여 실증을 통해 지령 이행률 8% 이내라는 높은 성과도 달성했다.
연구팀은 Proactive VPP에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차세대 AI를 접목할 예정이다. 분산에너지의 단순한 제어를 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의사 결정하는 ‘자율형 VPP 기술’로 진화시키기 위함이다. 또한 섹터 커플링 자원의 확장과 고도화된 최적화 기술도 개발한다.
변길성 박사는 “국내 최초로 다양한 분산에너지를 실제 계통 수준에서 통합·운영하는 고도화된 VPP 운영 기술을 완성했다”며 “정부 정책과 잘 연계된다면 해외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다수의 SCI급 논문 게재와 10건의 국내외 특허 확보, 20건의 지식재산권 출원·등록이 진행됐다. 또한 올해 출연연 우수 연구성과로도 선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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