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강다윤 기자] 60대 여성 킬러 조각의 이야기가 한층 더욱 풍성해져 부산을 찾았다.
19일 영화의전당 BIFF 야외무대에서 영화 '파과: 인터내셔널 컷'(감독 민규동) 야외무대인사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민규동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혜영, 김성철, 연우진이 자리했다.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신성방역'에서 40년간 활동 중인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과 그를 쫓는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의 숨 막히는 핏빛 대결을 그렸다. 일반판은 122분, 인터내셔널 컷은 133분으로 13분가량의 이야기가 추가됐다.

이날 민규동 감독은 "'파과'는 60대 노년 킬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번 인터내셔널 컷은 베를린영화제에서 소개됐던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며 "조각이 어떤 깊은 감정적 여정을 거치고 외롭게 자신의 소명을 뚫고 나가는지, 투우와 강 선생(연우진) 사이의 긴장도와 관계의 밀도를 더욱 짙게 담아보려 했다"라고 '파과' 인터내셔널 컷을 설명했다.
이혜영은 "감독님의 인터내셔널 컷을 어제 봤다. 133분으로 조금 늘어났는데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보는 것 같다. 약간 모호하게 보일 수 있었던 것들이 아주 깨끗하게 정리됐다.그 감정이 좀 깊어지면서 동시에 스피드한 액션이 확 나오니까 그 조화가 훨씬 좋았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파과'는 지난 4월 30일 개봉했지만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인터내셔널 컷으로 또 한 번 관객들과 찾게 됐다. 민 감독은 '파과: 인터내셔널 컷'으로 다시금 만났을 때 여전한 혹은 새롭게 보이는 최애 장면을 묻자 조각의 뒷모습을 꼽았다.
민 감독은 "장르가 액션누아르라서 아드레날린이 터지고 도파민이 나오고 무섭기도 하고 흥분되는 장면도 많다"면서도 "조각이 뒷모습으로 걸어가는 지점, 뒷모습으로 밥 먹는 지점, 조각이나 투우의 시점으로 볼 때 조각의 뒷모습이다. 여전히 얼굴을 가린 채 뚜벅뚜벅 자기 길을 가는 그 뒷모습들이 깊은 여운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철은 "나는 조각이 (영화를 보며) 소파에 앉아있을 때의 모습이다. 그 모습은 한국영화에 없을 장면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아직도 기억이 너무 생생하다. 영화를 봤을 때 그 장면이 기억에 오래 남겠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을 볼 때마다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연우진은 "두 가지 장면이 생각난다. 조각과 싸우던 투우가 죽고 안겨 있는 모습 자체가, 그 모습과 미장센 만으로도 둘의 감정을 잘 담아낸 컷 같아서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좋아한다"며 "내가 나온 장면을 이야기해 드리자면 마지막에 조각에게 건네는 말이다. 다시 똑같은 상황을 맞이할지라도 그때를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고 꼽았다.
이어 "'파과'라는 단어의 뜻도 있지만 그걸 풀어서 생각하고, 영화적인 의미를 가했을 때 강 선생의 입을 통해서 전했다고 생각했다. 굉장히 유약한 인간이지만 인간에 대한 예의를 마지막까지 강단 있게 표현함으로써 '파과'가 가진 의미이자 질문이지 화답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짚었다.

'파과: 인터내셔널 컷'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만 만날 수 있지만, 민 감독은 "다시 보실 수도 있을 것 같다. 원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면 인터내셔널 컷이 극장에 잠깐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해 기대를 자아냈다. 아울러 "'파과' 앞뒤로 확장된 이야기에 대한 설정과 상상이 있었는데, 어떻게 진행될지는 시간과 함께 지켜봐야 할 것"이라 귀띔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올해 30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공식 초청작 64개국 241편, 커뮤니티비프 87편 등을 포함해 총 328편의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