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조희대 사퇴론’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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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정무수석이 지난 8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정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우상호 정무수석이 지난 8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정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대통령실이 최근 불거진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주장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여당의 의혹 제기에서 시작된 이번 사태가 삼권분립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전날(18일) JTBC ‘이가혁 라이브’와 인터뷰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비밀회동을 가졌다는 여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저희에게는 그런 일체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도 그렇게 문제 제기한 걸 보니 어떤 제보가 있었나 오히려 궁금한 상태”라고 했다.

앞서 여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을 이어오던 중 조 대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덕수 전 총리 등과 오찬 회동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는 이러한 의혹이 친여 성향 유튜브에서 처음 제기됐고, 해당 유튜브는 최근 이를 “확인되지 않은 설”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이다. 근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던지기식 의혹 제기가 이뤄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권력은 자기 것이 아니다. 선거를 통해서든, 임명을 통해서든 권력의 원천은 언제나 국민”이라고 말하면서 사실상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사법부의 수장을 향해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권분립을 위반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더욱이 이 대통령이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대한민국에는 권력의 서열이 분명히 있다”고 한 이후라는 점도 논란을 증폭시킨 원인이 됐다.

다만 우 수석은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첫 국무회의 참석하신 분들에게 공직자가 가져야 될 기본적인 철학과 자세를 강조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 문제가 거론도 안 됐을 때도 동일한 취지의 말씀을 신임 장관들에게 하셨던 적이 있다”며 “굳이 이것을 조 대법원장 거취 문제와 연결해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선출권력 우위론‘과 관련해서도 “대통령께서 강조한 것은 서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비록 사법부라 하더라도 또 어떤 고위직이라 하더라도 삼권분립을 지키되 국민의 목소리는 귀를 기울여서 내부 개혁을 해야 되는게 아닌가라는 취지의 말씀으로 저는 해석을 하고 있다”며 “본인이 생각하는 민주주의 가치, 이런 것들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피력하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은 이어졌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대통령께서 얼마 전에 권력에도 서열이 있다고 말했다. 동의하나”며 “이 대통령의 가장 친한 사법연수원 동기인 문형배 소장까지 ‘헌법 한 번 읽어보고 이야기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출된 권력이 가장 우위에 있다는 것은 중국식 모델과 같다”며 “선출된 독재는 위험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해당 발언은) 권력 행사를 하는 데 대한민국 주권의 근본은 국민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부분을 떼서 이야기하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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