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당일 결정된 외국인 선수 출전 불가, 블랑 감독 “한국배구도 세계배구 틀 안에서 움직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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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여수=이보미 기자

[마이데일리 = 여수 이보미 기자]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를 앞두고 변수가 생겼다. 13일 개막일에 외국인 선수 출전 불가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3일 오전 컵대회 남자부 개막 당일에 외국인 선수가 뛰지 못한다고 전했다. 국제이적동의서(ITC) 없이 외국인 선수를 출전시킬 계획이었다.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이벤트성 대회에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곤 했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원칙대로 외국인 선수 참가 ‘불허’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대회 외국인 선수는 코트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당장 13일 남자부 현대캐피탈-OK저축은행의 개막전에 이어 삼성화재-KB손해보험의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각 팀들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현대캐피탈은 직전 시즌 우승 멤버인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와 새 아시아쿼터 선수인 바야르사이한 밧수(등록명 바야르사이한)를 출전시킬 계획이었지만 국내 선수로만 팀을 꾸리게 됐다.

경기 전 만난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은 “오늘 조식을 먹으면서 우리 선수를 활용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안타깝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면서 “선수들과 다같이 준비하면서 모든 목표를 공유하고, 그 목표를 바라보며 훈련을 했다. 하루 아침에 모두 변했다”며 힘줘 말했다.

이어 “한국 배구가 외딴섬에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배구 틀 안에서 같이 움직여야 한다. 세계선수권 기간에 대회 개최는 있을 수 없다. 레오와 바야르도 같이 훈련을 했지만 경기에 뛸 수 없다는 말을 전했을 때 미안했다”면서도 “그럼에도 다시 오늘 목표를 공유했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는 장이 됐다.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도 11년 만에 세계선수권에 출격한다. 여자부는 지난 7일 막을 내린 가운데 남자부는 12일부터 28일까지 필리핀에서 개최된다. 국가대표 선수들도 자리를 비웠다.

현대캐피탈에서는 아웃사이드 히터 허수봉, 리베로 박경민, ‘이적생’ 아포짓 신호진까지 대표팀에 발탁됐다. 아웃사이드 히터 이시우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블랑 감독은 “지금 당면한 과제가 있다면 활용할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시우는 부상으로 출전이 어렵다. 손찬홍이 아포짓으로 출전한다. 이재현과 이승준이 아웃사이드 히터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여기서 부상자가 더 발생한다면 경기를 치르기 어려운 정도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끝으로 “컵대회도 중요한 대회다. 리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고려되는 대회다. 결국 이번 대회는 국가대표 차출로 인한 공백이 적은 팀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OK저축은행 역시 새 아시아쿼터 선수로 뽑은 호주 출신 미들블로커 트렌트 오데이를 점검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신영철 감독은 “우리는 외국인 선수가 못 뛸 것이라 생각하고 왔다. 외국인 선수 디미트로프는 늦게 합류해서 고려하지 않았지만, 오데이 선수는 출전시키려고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 크게 문제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앞서 KOVO는 FIVB 권고에 따라 V-리그 개막도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FIVB는 선수 보호를 위해 대회가 끝난 뒤 3주간 휴식을 보장하고 있다. 세계선수권 남자부가 끝나는 9월 28일부터 3주간 각국 리그가 시작될 수 없다. 이 때문에 당초 10월 18일 열릴 예정이었던 현대캐피탈-대한항공의 경기는 3월 19일로, 10월 19일 삼성화재-OK저축은행 경기는 10월 21일로 미뤄졌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각 구단에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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