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코엑스=이영실 기자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반짝이고 눈부시게 빛난다. 영화 ‘린다 린다 린다’(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가 다시 한번 관객의 마음을 두드린다.
12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린다 린다 린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배두나와 마에다 아키·카시이 유우·세키네 시오리,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참석해 취재진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린다 린다 린다’는 고교생활 마지막을 장식할 축제를 준비하는 여고생 밴드와 얼떨결에 보컬이 된 한국인 유학생 송(배두나 분)의 서툴고 반짝이는 청춘을 그린 영화다. 일본에서 2005년, 국내에서 2006년에 개봉해 호평을 얻은 작품이자 한국 배우 배두나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개봉 20주년을 기념해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다시 극장에 걸린다.
특히 12일부터 14일까지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과 마에다 아키·카시이 유우·세키네 시오리 가 한국을 방문해 배두나와 함께 ‘완전체’로 관객을 만난다. GV(관객과의 대화), 응원봉 상영회, 무대인사 등 특별한 행사를 통해 관객의 오랜 기다림에 보답한다. 해당 상영회는 뜨거운 열기 속에 전석 매진되며 뜨거운 기대를 입증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었을 때 28살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내 안에 없는 반짝이는 것이 가득 담긴 작품을 보는 게 조금 쑥스러웠다. 그런데 20년이 지나 다시 영화를 보니 28살이었던 나를 칭찬해 주고 싶다”며 “동창회에 참석한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즐겁고 상을 받은 느낌이다. 한국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서 봐줘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재개봉 소감을 전했다.
배두나도 “정말 아끼고 너무나 사랑하는 작품이라 재개봉 소식 들었을 때 그해 들은 뉴스 중 가장 기뻤다”며 “청춘의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잘 담은 느낌이다. 영화를 찍으면서도 함께한 배우들이 정말 좋은 추억과 아름다운 마음을 많이 줘서 영화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몽글몽글 이상하다. (재개봉하게 돼) 너무나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벅찬 마음을 내비쳤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시간이 좋은 작용을 하지 않았나 싶다”며 “20년 전에는 느끼지 못한 여백, 여운, 당시 공기 같은 것들이 오히려 지금 더 숙성된 느낌이 들더라. 20년이라는 시간이 좋은 작용을 해준 게 아닌가, 그것이 관객들에게 전달된 게 아닌가 싶다”고 이야기했다.

배두나는 “문화와 국경을 뛰어넘는 보편적 정서가 있고 감독만의 위트가 있고 어떤 감정적인 파도 없이 담담하고 담백하고 리얼하게 담아냈다. 그러면서 감동도 챙겨간다. 20대 때 본 ‘린다 린다 린다’도 좋았지만 40대에 본 ‘린다 린다 린다’도 좋더라. 시대를 초월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린다 린다 린다’의 매력을 짚었다.
마에다 아키는 ‘린다 린다 린다’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진심’이 닿은 결과라고 했다. 마에다 아키는 “당시 10대, 20대였는데 정말 좋은 현장을 경험했다. 모두가 좋은 작품을 만들자는 하나의 마음을 가지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열정이 넘쳤다”며 “그런 마음이 영화에 잘 담기지 않았나, 그 분위기가 담겨 이렇게 사랑받는 작품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카시이 유우는 배두나의 합류를 비결로 꼽았다. 카시이 유우는 “배두나가 함께 한 것, 감독의 캐스팅이 절묘하지 않았나 싶다”며 “일본 배우로만 구성됐다면 전혀 다른 작품이 됐을 거다. 네 캐릭터가 좋은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오랜시간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린다 린다 린다’는 글로벌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두나의 첫 해외 진출작이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당시 한국 배우 배두나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보고 배두나에게 첫눈에 반했다”며 “한국 배우라서 출연하길 원한 것은 아니었다. 작품을 보고 배두나에게 매력을 느꼈고 우연히 한국 배우였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제의에 응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제안을 했는데 나와서 내가 오히려 더 깜짝 놀랐다. 지금이라면 여러 계산을 하느라 나서지 못했을 텐데 당시 젊음이 무서웠던 것 같다”라더니 “대놓고 정면승부한 게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28살의 나를 정말 칭찬해 주고 싶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배우들은 송(배두나)의 나라, 한국 관객과 만나는 것에 대한 설렘, 기대감도 내비쳤다. 세키네 시오리는 “처음 개봉했을 때 소규모 극장에서 상당히 작은 규모로 개봉했는데 20년이 지나 다양한 곳에서 다시 개봉하게 됐다. 이 작품이 정말 사랑받고 있구나 생각했다. 일본에서 사랑받은 만큼 한국에서도 꼭 사랑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에다 아키는 “20년 전에는 송이 살고 있는 한국에 오지 못했는데 이번에 이렇게 완전체로 올 수 있게 돼 기쁘다. 한국 관객이 어떻게 봐줄지 너무 궁금하다. 마음에 남는 장면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고, 카시이 유우는 “20년 전 교복 입은 배두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니 꼭 봐주길 바란다”고 재치 있는 홍보를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배두나는 “‘린다 린다 린다’는 내게 정말 특별한 영화”라며 “첫 해외 경험이었는데 그 경험이 너무 좋고 소중해서 큰 용기를 줬고 도전을 더 뻗어나갈 수 있게 한 뿌리와 같은 작품”이라고 영화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처음에 작게 시작했는데 점점 커지더니 미국, 유럽, 전 세계에서 이 영화의 팬이 됐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심지어 20주년엔 재개봉까지 하게 됐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그러면서 “고교 시절 밴드 활동을 했던 친구들과 20주년 만에 다시 월드 투어를 하는 느낌”이라며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이렇게 뿌듯할 수 없고 한국은 나의 모국이니까 많이 사랑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하며 관람을 독려했다. 오는 17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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