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특수’ 타고 비상하는 K-라면…농심 신고가, 오뚜기·삼양 동반 상승

마이데일리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그룹 헌트릭스가 컵라면을 먹는 모습./넷플릭스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K-콘텐츠와 결합한 K-라면 마케팅이 라면업계 주가와 매출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주며 비상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심은 11일 전일 대비 19.17% 오른 48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오뚜기는 전일 대비 8.92% 상승한 44만7500원, 삼양식품은 소폭 오른 163만2000원을 기록했다.

주가 급등 배경에는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과 협업 효과가 자리한다.

농심은 지난달 29일 자사몰에서 케데헌 캐릭터를 적용한 라면 6000개를 1분 40초 만에 완판하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케데헌은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음악으로 악귀를 퇴치한다는 설정의 애니메이션이다. 극중 헌트릭스 멤버들이 먹는 컵라면 브랜드는 ‘동심’으로, 신라면의 ‘辛(매울 신)’ 대신 ‘神(귀신 신)’이 적혀 있어 신라면을 연상시키며 실제 협업으로 이어졌다.

농심 온라인몰인 농심몰에서 케데헌 스페셜 상품을 한정 판매하고 있다. /농심몰 캡처

농심은 신라면 외에도 새우깡, 신라면 툼바 만능소스 등 주요 제품에 케데헌 이미지를 입혔다. 이를 국내 주요 대형마트와 미국, 유럽,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서 한정판을 선보이며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월마트 등 대형 유통채널 입점이 본격화되면 매출 확대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라면주 상승이 단순 테마 장세가 아닌, 해외 매출 기반의 외형 성장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농심 주가는 케데헌과 마케팅 협업을 발표한 후 약 10% 이상 상승했다”며 “시장 점유율이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3분기부터 판가 인상 효과가 반영되면서 하반기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오뚜기도 해외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부터 방탄소년단(BTS) 진을 글로벌 모델로 기용한 데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 코스트코 64개 매장에 진라면 컵라면을 입점시키며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아직 10.2% 수준으로, 글로벌 확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편의점에 진열된 라면 제품들. /방금숙 기자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으로 이미 K-푸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케데헌 속 주인공들이 ‘매운맛 챌린지’를 즐기며 불닭 소스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나오면서 불닭 브랜드의 문화적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올 상반기 미주 지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2% 급증한 삼양식품은 밀양 2공장 증설로 생산량이 30% 확대됐음에도 여전히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도 불닭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농심·오뚜기·삼양 모두 해외 매출 성장세를 기반으로 한 ‘면비디아(면+엔비디아)’ 경쟁에 돌입했다고 분석한다. 본래 3년간 삼양식품의 주가가 16배 가까이 폭등하며 단기간폭발적 성장을 이룬 엔비디아 같다는 의미로 투자자 사이에서 쓰이기 시작한 용어다. 최근엔 삼양뿐 아니라 농심, 오뚜기 등에도 쓰이고 있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부터 협업 제품의 실적 기여가 나타날 농심에 주목하고 있으며 협업 상품을 통해 지속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며 “케데헌 효과가 K-푸드 전반의 인지도를 높여 관련 국내 식음료 업체의 매출 증대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케데헌 특수’ 타고 비상하는 K-라면…농심 신고가, 오뚜기·삼양 동반 상승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