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포크볼, 투심, 쉽지 않네요.”
KIA 타이거즈 좌완 원 포인트 릴리프 이준영(33)은 은근한, 조용한 마당쇠다. 좌타자 위주로 1~2명 상대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경우가 많으니 그렇게 티는 안 난다. 그러나 알고 보면 2021년부터 5년 연속 50경기 이상 등판했다.

2022년이 최고의 시즌이었다. 75경기서 1승1패1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 2.91이었다. 양쪽 어깨의 높이를 수평으로 맞춰 제구력을 잡으면서 새로운 야구인생이 열렸다. 2023년에도 64경기서 1승10홀드 평균자책점 3.21로 좋았다. 통합우승한 작년에도 56경기서 4승9홀드 평균자책점 3.86.
올 시즌은 살짝 주춤하다. 51경기서 3승1패7홀드 평균자책점 5.40이다. 피안타율 0.277, WHIP 1.43으로 안정감이 약간 떨어졌다. 그래도 9월 들어 3경기서 다시 무실점 행진이다. 10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과 11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 잇따라 1~2타자를 상대해 제 몫을 했다.
이준영은 140km대 초반의 포심에 슬라이더를 집중적으로 구사한다. 투구패턴이 단순하다. 그러나 슬라이더가 워낙 날카로워 5년 연속 50경기 넘게 1군에서 뛸 수 있었다. 역사적으로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는 장수했다. 이준영 역시 가득염, 류택현 등 이 분야 장인들을 떠올리며 선수생활을 이어간다.
물론 최근 김선빈에게 농담 섞인 한 마디도 들었다고. 김선빈은 이준영에게 “슬라이더만 던지는데 왜 못 칠까?”라고 했다고. 이준영은 웃더니 “장난으로 한 얘기다. 슬라이더만 노리고 들어가면 칠 수 있다고 그런다”라고 했다.
이준영은 10일 삼성전을 마치고 50경기 등판을 두고 “크게 아프지 않았던 것에 만족한다. 슬라이더를 많이 생각하는 걸 알지만 그래도 자신 있게 던지고 코너워크를 해서 던지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 슬라이더에 변화를 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는데, 최대한 안 뜨게 던지려고 한다”라고 했다.
FA에 대해선 마음을 비웠다. 이준영은 “딱히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생각보다 타자들을 잘 못 잡았다. 피안타율이 좋아져야 하는데 좀 아쉽다. 지금도 포크볼과 투심을 한번씩 사용하고 있다. 사용해보니까 쉽지는 않더라. 그래도 계속 연습하고 있다”라고 했다.
왼손타자 스페셜리스트는 천직이다. 이준영은 “확실히 우타자보다 편하다. 그래도 까다로운 좌타자가 많다. 키움, LG 좌타자들이 까다롭다. 그래도 어차피 똑같이 슬라이더를 던져야 하기 때문에 똑같이 승부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꾸준한 몸 관리와 함께 전력투구만 바라본다. 이준영은 “중간투수는 직구든 슬라이더든 전력으로 던져야 한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고 안 다치고 최대한 많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중요한 상황에 나가서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아프지 않고 꾸준히 몸 관리를 하면서 등판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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