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에 딸 김주애가 동행한 것과 관련해 유력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전날(11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 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김주애에게 해외 경험을 쌓게 하고, 공개 행사장에 등장하게 해서 유력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진 측면이 있다는 평가를 제시했다”고 했다.
야당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유력 후계자 입지에 필요한 혁명 서사는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하고 있다”며 “북 내부적으로 기록영화나 노동신문 사진을 통해 김주애가 김 위원장과 동행해 방중한 사실을 알리고 현지 대사관 방문 사실을 주민들에게 자연스럽게 공개한 모습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 방중에 딸 김주애가 함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세습 구도를 명확히 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은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였던 만큼, 차기 후계 구도에 대한 ‘신고식’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주애가 공식 행사에 모습을 비치지 않았다는 점, 사회주의 국가에서 여성이 지도자가 된 적이 없다는 점 등을 두고 반론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 김주애를 제한적으로 노출하는 등 후계 구도와 관련한 징후가 포착된다는 점은 사실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지역전략연구실 연구원들은 지난 9일 발간한 ‘김정은의 중국 전승절 외교: 주요 쟁점별 평가 및 전망’에서 “김주애의 경우 이름과 직책이 모두 알려지지 않은 채 다자외교 무대에 먼저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후계자로서의 분위기를 잡아 나가는 ‘신비주의 방식’을 채택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했다.
이어 “리설주를 중국 방문단에서 배제해 김주애에게 관심을 집중시키는 한편, 김여정과 현송월 이외에도 주창일 당 선전선동부장, 김경호 선전선동 1부장 등이 동행한 사실은 ‘김주애 띄우기’가 치밀한 계산 속에서 이뤄졌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스스로 평가하기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김 위원장이 다자외교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북중러 3국간 연대를 충분히 과시해서 정상국가 지도자라고 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는데, 그런 모습을 연출하는 데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하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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