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했지만 최정은 최정이다.
SSG 랜더스 최정은 지난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또 하나의 대기록을 세웠다.
최정은 팀이 7-4로 앞선 9회초 삼성 투수 이승현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넘어가는 순간 홈런임을 바로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였다.
이 홈런은 최정의 시즌 20번째 홈런. 이로써 최정은 KBO 최초 10시즌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최정은 2016시즌 40홈런을 시작으로 올 시즌까지 10년 연속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20홈런 이상을 쳤다.
사실 올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SSG는 최정과 4년 110억 FA 계약을 체결했다. 110억 전액 보장. 이전 86억, 106억 계약을 더해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FA 누적 금액 300억을 돌파했다. 지난 시즌 이승엽 前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어 KBO 최다 홈런 1위에 올랐고,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타선을 이끈 최정을 향한 존중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시작을 함께 하지 못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개막 직전 열린 시범경기에서 불의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4월까지 경기를 뛰지 못했다. 5월 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뒤늦은 시즌 출발을 알린 최정은 첫 경기부터 홈런을 쏘아 올렸고, 5월 13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서는 KBO 최초 500홈런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다. 5월 타율 0.220, 6월에는 0.179까지 떨어졌다. 이숭용 SSG 감독은 "최정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다 동원했는데, 쉽지 않다고 하더라. 야구를 하면서 한두 번의 어려운 시기가 온다. 지금 정이에게 그런 시기가 온 게 아닌가. 지금까지 정이는 탄탄대로의 결과를 보여줬다. 한 번도 눈에 띄게 부침이 있었던 친구도 아니고, 부침이 있어도 올라올 타이밍에 올라왔는데"라고 아쉬워했다. 6월 12일 수비 훈련 도중에는 눈 쪽에 공을 맞는 악재도 있었다.
잘 풀리지 않았다. 전반기를 48경기 34안타 11홈런 33타점 29득점 타율 0.198로 마쳤다.
하지만 후반기는 다르다. 38경기 39안타 9홈런 25타점 20득점을 기록 중이다. 공교롭게도 김광현이 7월 말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모두가 아시다시피 우리 팀이 이기려면 정이 형이 살아나야 한다. 정이 형에게 부담을 많이 줘야 된다"라고 했는데 이때부터 최정은 살아났다. 문동주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친 게 부활의 시발점이었다. 또한 강병식-오준혁 타격코치도 도움을 주고, 전력분석팀과 김성현도 최정 부활에 진심이었다.

8월 타율 0.280을 기록하더니, 9월 5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타율 0.385를 기록 중이다. 덕분에 SSG도 후반기 고공질주와 함께 3위를 달리고 있다.
최정은 86경기만 뛰고 20홈런을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최근 10경기에서 5홈런을 몰아쳤다. 이숭용 감독은 최근 "정이가 쳐주면 앞뒤로 좋아진다. 중심타자가 해줘야 이긴다. 매년 20개 이상 10년 치는 게 쉽지 않다. 10개 치기도 어렵다. 정이는 한국 최고다. 비교 대상이 없다. 대단하다. 아프지 않고 왔다. 20홈런-100타점을 내주는 계산이 서는 선수다"라고 말한 바 있다.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출발해도 최정은 최정다운 활약을 펼친다. 이러니 SSG가 110억 전액 보장 계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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